"부상에도 불구하고 잘 해냈다"

"그래도 우리 연아 연기가 가장 예뻤다"
24일 '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결승전'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17.군포수리고2)가 점프 연기 도중 착지 실수로 우승을 놓치자 연아의 승리를 기원하던 가족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부상에도 불구하고 잘 해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서울의 연아 외가에서 연아의 언니(21) 등 친지들과 함께 모여 응원을 한 아버지 김현석(50.자영업)씨는 "쇼트 프로그램을 워낙 잘해서 기대를 했지만 원래는 연아의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참가여부조차 고민을 했을 정도였다"며 "부상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내준 연아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훈련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4분간의 프리 스케이팅은 체력적.심리적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돌아오면 '잘했다'라는 말을 해주고 꼭 안아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집에서 가족과 함께 TV 중계를 보며 응원한 수리고 빙상부 이상진 감독은 "허리 부상 때문에 연아 어머니와 메일을 주고받으며 컨디션을 묻는 등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한층 성숙한 완벽한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해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며 "성숙한 아이라 낙심하지 않고 더욱 발전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복 수리고 교감도 "지난 밤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들과 교무실에 모여 연아의 연기를 보며 선전을 기원했는데 역대 세계 최고점수를 기록해 다같이 얼싸안고 기뻐했다"며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별로 자라난 연아가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치며 연아의 연기를 지켜본 연아의 아파트 주민들도 "실수만 안 했으면 됐는데.."라며 안타까운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우리 연아가 가장 예뻤다"며 격려의 박수갈채를 보냈다.

연아와 같은 동에 살고 있는 김명두(59.회사원)씨는 "어렸을 때부터 (연아를)봐 왔는데 항상 예의바르고 겸손하다"며 "오늘은 긴장을 했는지 실수를 했지만 기회는 또 있으니 낙심하지 말고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날 김연아의 공식홈페이지는 방문자가 쇄도해 하루종일 접속이 어려웠고 연아의 개인미니홈피에도 이날 하루동안 5만6천여명의 지인과 팬들이 방문, 격려와 선전을 전해 김연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실감케 했다.

(서울.군포연합뉴스) 심언철 기자 press1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