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이면 하와이에 몰아치던 '미셸 열풍'이 올해는 싸늘하다.

'천만달러의 소녀' 위성미(18.나이키골프)는 2004년부터 해마다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에 스폰서 초청 선수로 출전해왔다.

올해도 예외없이 초청을 받아 4년 연속 출전할 예정.
그러나 첫 출전했던 2004년에 비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당시 '천재 소녀가 나타났다'며 호들갑을 떨던 언론과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소녀 골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PGA 투어 선수들은 이제 찾아볼 수가 없다고 현지 언론은 4일 전했다.

오히려 'PGA 투어 대회 출전을 삼가라'는 쓴소리만 줄줄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PGA 투어 개막전인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 4연패에 도전하는 스튜어트 애플비(호주)는 대회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실력을 더 쌓고 PGA 투어 대회에 나서라"고 일침을 놓았다.

애플비는 "지금까지 남자 대회에서 보여준 것은 아직 멀었다는 사실 뿐"이라며 "여자 대회에서 최고라는 것을 증명한 뒤에 도전하라"고 충고했다.

채드 캠벨(미국)도 "인기있는 선수라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다른 실력있는 남자 선수도 출전할 수 없는 대회에 초청을 받아 나오는 것은 좀 그렇다"고 거들었다.

미셸 위의 '도전 정신'에 대한 찬사도 완전히 사라졌다.

2004년에는 어니 엘스(남아공), 제리 켈리(미국) 등 많은 선수들이 "대단한 도전 정신"이라면서 위성미를 추켜 올리기에 바빴고 위성미에 대해 싫은 소리를 한 선수들은 '속이 좁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지만 올해는 어떤 선수도 찬사를 꺼내지 않는다.

이런 싸늘한 반응은 무엇보다 그가 남자 대회에서 거둔 성적이 갈수록 나빠진 탓이다.

미셸 위는 2004년 소니오픈에서 단 1타차로 컷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이듬해와 작년에는 수준 이하의 경기를 펼쳤다.

특히 지난해 위성미는 아시아프로골프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 컷 통과를 이뤄냈지만 PGA 투어대회와 유럽프로골프투어 대회에서는 잇따라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