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36.나이키골프)의 새해 첫 라운드는 '널뛰기 플레이'였다.


최경주는 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골프장(파73.7천411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06년 시즌 개막전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4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에 트리플보기와 더블보기를 각각 1개씩 곁들이며 2오버파 75타를 쳤다.


선두 올린 브라운(미국.69타)에 6타 뒤진 최경주는 출전 선수 28명 가운데 공동20위에 그쳤다.


최경주는 3년만에 밟아보는 데다 작년 대대적인 보수 공사로 확 바뀐 플랜테이션골프장의 그린에 적응하지 못한 탓인지 고전했다.


4개월 동안 문을 닫고 그린을 한층 빠르게 만든 플랜테이션골프장에 강한 무역풍까지 불어닥치자 '쉬운 코스'로 알고 있던 선수들은 고작 9명만 언더파 스코어를 낼만큼 쩔쩔맸다.


"잔디가 익숙하고 코스 레이아웃도 마음에 든다"며 상위권 입상을 자신했지만 "바람이 변수"라던 최경주는 코스는 바뀌었고 바람까지 우려한 대로 강하지 불어대자 경기 중반부터 흔들렸다.


2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고 이어 4번(파4), 5번홀(파5)에서 잇따라 버디 퍼트를 떨군 최경주는 리더보드 맨 윗줄을 차지하며 기세좋게 초반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러나 이어진 6번홀(파4)에서 트리플보기로 홀아웃하면서 선두 자리를 내준 최경주는 8번(파3), 9번홀(파5)에서 또 한번 줄버디를 엮어내 선두그룹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바람이 점점 거세지면서 리듬을 잃은 최경주는 11번홀(파3)와 13번홀(파4)에서 차례로 1타씩을 잃었고 16번홀(파4)에서 나온 더블보기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고 말았다.


최경주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맞은 버디 찬스마저 살리지 못해 선두 그룹과 6타 이상 뒤처진 채 1라운드를 마감했다.


72.2%의 높은 아이언샷 그린 적중률은 돋보였지만 널찍한 페어웨이를 자주 벗어나 60%에 머문 드라이브샷 정확도와 위기 때마다 1퍼트로 막아내지 못한 퍼팅 부진이 최경주의 발목을 잡았다.


작년 부상을 이겨내고 도이체방크챔피언십을 제패해 '재기상'을 받은 올린 브라운(미국)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비제이 싱(피지.70타)을 1타차로 따돌리고 선두에 나섰다.


브라운은 전년도 투어 대회 우승자만 출전하는 이 대회에 무려 6년만에 나선 때문에 '손쉬운 코스'라는 선입견없이 경기를 치른 덕을 톡톡히 봤다.


브라운은 "보기 위기를 맞았던 1∼3번홀에서 모두 1퍼트로 파를 지킨 것이 선두로 나선 원동력"이라면서 "그린이 굉장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대회 사상 첫 3연패에 도전하는 스튜어트 애플비(호주)는 2언더파 71타를 쳐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데이비드 톰스(미국). 카를 페테르손(스웨덴)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플랜테이션골프장 18번홀 그린 뒤편에 집을 갖고 있는 짐 퓨릭(미국)과 마이클 캠벨(뉴질랜드) 등 2명의 US오픈 챔피언은 나란히 1언더파 72타로 공동7위를 달렸다.


한편 위성미(17.나이키골프)와 함께 하와이 주민인 퓨릭은 "위성미는 다음주에 열리는 소니오픈 때 컷 통과를 해낼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