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가수 최백호씨(52)의 골프실력은 수준급이다. 언더파를 칠 정도여서 가수들 사이에서는 '고수'로 통한다. 최씨가 골프를 접한 것은 지난 90년 미국에서 2년 가량 살 때였다. 정식 레슨은 받지 않았지만 아는 사람들과 거의 매일 라운드하면서 골프를 익혔다. 그래서 스윙폼이 그리 '아름답지' 못하다. 백스윙을 짧게 하면서 임팩트 위주로 친다. 실전라운드로 골프를 배웠기 때문인지 입문 6개월 만에 77타의 '싱글 스코어'를 냈다. 베스트 스코어는 3언더파 69타. 미국과 한국(88CC)에서 한 차례씩 기록했다.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백40∼2백50야드에 달하는 장타자다. 파5홀 페어웨이에서 세컨드샷을 할 때 드라이버를 사용할 정도로 드라이버만큼은 자신이 있다. 골프실력이 가장 좋았던 시절은 3년 전이었다. 그 당시 나가기만 하면 70타대 초반을 기록했다. "당시 언더파도 기록하며 감이 참 좋았는데 어느 날 골프연습장에 갔다가 레슨프로가 손목코킹을 조금만 더 해보라고 해서 이를 집중적으로 연마했어요.그런데 그 순간부터 골프가 안되면서 80타대 중후반으로 실력이 퇴보해 버렸어요.지금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최근 들어 실력이 회복돼 핸디캡 8을 유지하고 있다. 최씨는 축구도 좋아한다. "축구가 체력운동이라면 골프는 정신운동입니다.전 성격이 몹시 급한데 골프를 하면 침착해지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돼 좋은 것 같습니다." 그는 "골프는 끊임없이 인간의 약점을 자극하는 스포츠"라며 "완벽을 추구한다면 항상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골프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그는 "스피드라고 봅니다.드라이버샷이든 퍼팅이든 빠르게 할 때와 느리게 할 때를 조율할 줄 알아야 합니다.인간인 이상 매번 일관된 스피드를 낼 수는 없지 않겠어요"라고 답했다. 최씨는 퍼팅의 경우 "무작정 연습을 많이 한다고 해서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감각으로 쳐야 합니다.이 표현이 어떨지 모르지만 '혼으로 쳐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최씨가 국내 골프장에 바라는 것이 있다. "더운 여름철에 왜 반바지를 못입게 하는지 모르겠어요.우리나라처럼 습도가 많고 지열이 높은 곳에서는 반바지를 입게 해야 해요.못입게 할 이유가 없잖아요."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