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려운 시험은 통과했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 사실상 결승전으로 불렸던 잉글랜드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통산 5회 우승을 가시권에 두게 됐다. 물론 이날 승리로 브라질은 이제 준결승에 오른 것이고 5번째 우승컵을 손안에 넣기 위해서는 아직도 두 단계를 더 통과해야한다. 하지만 강팀들이 줄줄이 탈락한 가운데 앞으로 만나게 될 팀들은 대체적으로 잉글랜드보다 한 수 아래로 분류됐었기 때문에 우승은 사실상 거의 손아귀에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특히 지금까지 다소 수월한 대진운 덕택에 8강까지 올라 `아직 진짜 전력은 모른다'라는 지적까지 들어왔던 브라질로서는 잉글랜드전을 계기로 우승 후보 0순위의 대접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축구 황제' 펠레를 앞세워 58년과 62년, 70년 등 3차례의 우승을 거머쥐었던 브라질은 94년 미국대회에 이어 6년만에 다시 우승에 도전하는 것이다. 또한 70년 멕시코대회에서 6전 전승으로 타이틀을 차지했던 브라질은 화려한 공격 축구를 앞세워 이번 월드컵 5경기에서 승부차기 없이 모두 승리, 32년만에 전승우승이자 사상 첫 7전 전승 우승도 바라보게 됐다. 사실 이번 대회가 개막하기 전까지 브라질은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에 밀려 우승 후보로조차 떳떳이 거론되지 못한 수모를 겪었다. 지난해 치러진 지역 예선에서 탈락 위기에까지 몰렸다가 최종전에서 우루과이를 3-0으로 꺾고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에 이어 3위로 간신히 본선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터키를 2-1로 힘겹게 꺾은 브라질은 중국을 상대로 4골을 작렬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코스타리카도 5-2로 제압, 3전 전승으로 결승토너먼트에 오른데 이어 16강전에서도 벨기에를 2-0으로 완파해 '삼바 축구'를 불안하게 바라보던 팬들에게 건재함을 알렸다. 브라질 상승세의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호나우두, 히바우두(이상 5골), 호나우디뉴(2골) 등 12골을 합작한 '3R 편대'의 활약.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있는 호나우두와 히바우두는 화려한 공격 축구의 진수를 선사하고 있고 이날 1골.1어시스트를 기록한 `막내' 호나우디뉴는 경기가 거듭될 수록 향상된 기량을 보여주며 삼각편대의 한축으로서 완벽하게 성장했음을 과시했다. 영원한 우승후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역대 어느 대회에서보다 차가운 관심속에 대회를 시작했던 브라질이 우승 샴페인을 터트리며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 속에 대회를 마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시즈오카=연합뉴스)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