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수중분만을 해볼까"

수중분만이 생명 탄생의 신비를 다룬 TV프로그램 방영이후 출산을 앞둔
여성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또 의학계에서 수중분만의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활발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박문일 한양대 산부인과 교수는 "수중분만이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충분히 알아본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밝혔다.

장부용 은혜산부인과 원장은 "지난해 국내에 소개된 수중분만은 분만의
방식을 넓혔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와 장 원장으로부터 수중분만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봤다.

<>수중분만 =태아는 양수에서 자라므로 아기의 태내환경과 유사한 상황에서
태어날 경우 신생아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태어나자마자 공기와 강한 빛에 노출되는 신생아의 고통을 줄여주자는
따뜻한 배려가 깔려 있는 것이다.

임산부와 남편은 자궁경부가 5cm정도 열렸을 때 물이 담긴 욕조에 들어간다.

이후 산모가 필요에 따라 자세를 바꾸면서 물속에서 출산을 하게 된다.

신생아는 수중 질식을 막기위해 태어난후 어머니의 품에 안겨진다.

신생아는 태반이 자궁에 연결돼 있을 경우 어머니로부터 산소를 공급받으나
태반이 떨어지면 곧바로 호흡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장점 =따뜻한 물은 신체를 이완시키고 중력의 영향을 줄여 편안함을
안겨준다.

편안함은 출산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으로 생겨나는 스트레스도 완화시킨다.

이에따라 산모는 노어아드레날린 등 스트레스호르몬의 분비가 줄어 "두배의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수중분만은 진통을 억제하고 분만시간도 줄인다.

편안함을 느끼는 산모에게 전해지는 진통의 강도는 낮아진다.

그만큼 출산에 몰입할 수 있게돼 분만도 빨라진다.

침대에서 분만할 경우 불가피한 회음부 절개도 피할 수 있다.

물속에서는 회음부의 탄성이 늘어나 신생아의 원활한 분만을 돕기위해 굳이
회음부를 자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산모의 편안한 마음이 신생아에게 전달돼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좋은
점이다.

수중분만으로 태어난 신생아는 출산후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른 충격을 덜
받는다.

즉 따듯한 물에서 물로의 여행은 신생아에게 편안함을 준다.

물속에서 신생아가 느끼는 빛과 소리는 강도가 훨씬 덜하다.

태어난후 욕조에서 엄마에게 안겼을 때 수분은 부드러움으로 전해진다.

박문일 교수는 "외국 논문을 살펴보면 수중분만을 경험한 대부분의 산모가
따뜻한 물의 장점을 얻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단점 =수중분만을 할때 가장 우려할 만한 것은 신생아의 바이러스
감염이다.

미국의 경우 수중분만으로 태어난 신생아가 AIDS나 간염 바이러스 등에
감염됐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수중분만이 활발한 유럽에서는 감염의 위험은 물을 소독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한다면 이같은 문제점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수중분만으로 임산부의 자궁이 감염되는 수도 있다.

하지만 임산부의 감염은 태아감염보다 드물다.

장부용 원장은 "지난해 9월이후 30명의 신생아를 수중분만으로 받았다"며
"태아나 임산부가 감염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수중분만때 태아심박동 및 자궁수축을 감시하기 위한 장치들을 부착하기
곤란해 지속적으로 태아와 임산부를 감시하기는 어려운 단점도 있다.

자연분만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은 현실적으로 수중분만을 택하기
어렵게 한다.

수중분만용 욕조, 소독장비, 무균시스템, 수질 및 온도관리시스템 등을
설치하는데 고비용이 필요하고 이를 임산부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수중분만은 아직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수중분만비로 25만원을 받고 있는 은혜산부인과의 경우 총 출산비용이
50~60만원선.

장 원장은 "임산부가 다양한 분만중 원하는 것을 택하도록 수중분만비를
최소한으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중분만에 대한 의학계의 논란 =물의 장점을 이용하고 진통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수중분만은 의미를 갖는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수중분만으로 태어난 아이가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감염의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하는 전문의도 있다.

문의 :은혜산부인과 (02)353-4307.

< 김도경 기자 infof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