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르시아의 여운"이 끊이질 않는다.

그가 USPGA챔피언십 최종일 16번홀(파4-4백52야드)에서 보인 트러블샷에
대해 미국팀 라이더컵 주장 벤 크렌쇼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샷은 어메리카의 모든 상상력과 가슴을 사로 잡았다" 그렇다면 서지오
가르시아는 과연 어떤 생각, 어떤 판단으로 그같은 샷을 했는가.

당시 상황은 페어웨이 오른쪽의 지면에 돌출된 큰 나무 뿌리 사이에 볼이
위치했었다.

핀까지는 1백89야드.

그러나 나무때문에 그린을 직접 노릴수는 없었고 유일한 방법은 엄청난
슬라이스를 내는 것 뿐이었다.

문제는 헤드가 나무뿌리를 칠 확률이 너무 많다는 것과 자칫하면 부상의
우려가 너무 짙은 것.

그러나 가르시아는 모든 경우를 면밀히 분석했다.

"레이업하면 35야드 정도 전진이 가능했다.

그 경우 피칭웨지나 9번아이언으로 서드샷을 해야 했다.

그런데 난 뿌리만 조심하면 풀스윙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문제는 라이가 워낙 나빠 슬라이스가 안 걸리는 경우였는데 그땐 볼이 그린
왼쪽 관중들을 향해 날아가게 돼 있었다.

난 왼편 관중쪽으로 볼이 가는 편이 레이업하는 것보다는 훨씬 파세이브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핀위치가 그린 오른쪽에 치우쳐 있어 왼쪽에서 치더라도 그린
마진이 아주 넉넉해 붙일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계를 본 독자들은 가르시아가샷을 한후 넘어질듯 볼을 피하는 모습을 기억
할 것이다.

그건 샷이 잘못돼 볼이 자신의 몸쪽으로 튀어 맞으면 2벌타를 받기
때문이었다.

그가 인정 받은 것은 그같은 용기와 열정, 현명함, 매직터치에 있다.

당시의 샷은 의도대로 빅 슬라이스였고 온그린 됐다.

그리고 페어웨이를 전력질주한후 뛰어오르며 그린을 바라보는 행동은 19세
그대로 였다.

톰 레이먼은 그같은 모습을 보며 "웃음을 머금은 세베"라고 표현했다.

세베 바예스테로스는 가장 천부적 재질과 함께 어떤 샷도 창조할수 있다는
신념의 인물.

바로 가르시아의 우상이자 대선배이다.

<> 사람들은 이제 우즈와 가르시아의 라이벌대결을 기대한다.

첫무대는 라이더컵(9월 24-26일).

라이더컵 최종일 싱글매치 12게임중 우즈와 가르시아가 맞붙는다면 그건
금세기 최고의 마지막 빅카드.

그러나 규정상으론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

왜냐하면 싱글매치 대결은 추첨으로 결정되기 때문.

어찌됐건 이번 대회는 2000년대 골프의 "프리뷰"였고 가르시아는 "미래
골프"의 주인공이 됐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