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YC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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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전문업체 BYC의 한석범 회장(63)과 동생이 어머니와 누나가 제기한 1300억원대 상속 재산 소송에 휘말렸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한 회장과 남동생 한기정 씨를 피고로 한 유류분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2부(부장판사 정현석)에 배당됐으며, 첫 번째 재판 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석범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낸 사람은 한 회장의 모친이자 고(故) 한영대 BYC 회장의 배우자인 김모씨와 한영대 회장의 장녀인 한지형 씨다. 원고 측이 주장하는 청구대상 금액은 130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BYC의 창업주인 한영대 회장은 지난해 1월 16일 별세했다. 그는 1980년대 말부터 자녀들에게 계열사를 물려주거나 설립·경영을 지원했는데, 4남매 중 차남인 한석범 회장이 한흥물산 지분과 신한방, 남호섬유 등을 물려받았고 현재 BYC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원고들은 한영대 회장의 유산 상속 과정에서 법적으로 보장된 유류분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류분은 민법에 따라 배우자·자녀 등이 상속받을 수 있는 지분이다. 유언이 없으면 민법이 정한 법정상속분에 따라 유산을 배분한다. 유언이 있더라도 자녀·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50%를 받을 수 있다.

유류분을 산정하려면 총 상속 재산을 따져야 하는데, 여기에는 고인이 생전에 공동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특별수익)도 포함된다. 한영대 회장이 생전에 일부 자녀에게 물려준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을 유류분 산정에 포함하면 나눠야 할 재산은 1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아내인 김씨의 유류분은 약 10%에 해당하는 1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이에 자신의 상속분보다 더 많은 특별수익을 받은 한석범 회장에게 그 부족분을 지급하라는 것이 이번 소송의 골자다. BYC 주가는 가족 간 재산 분쟁이 불거진 이날 8% 이상 폭등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