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 검거 수는 비슷…경찰 "공급·판매책 수사 확대 영향"

경기 남부지역에서 적발된 마약사범의 수는 전년과 비슷한 것에 비해 이들로부터 압수한 마약의 양은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필로폰 압수물량 급증…8월까지 13만회분으로 전년의 2배
4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검거된 마약사범은 총 1천60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643명이 붙잡힌 것에 비해 소폭 줄었다.

구속된 인원 역시 지난해 238명에서 올해 193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들로부터 압수한 마약의 양은 크게 늘었다.

필로폰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8월까지 1.4㎏을 압수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3.9㎏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압수한 양은 13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졸피뎀 압수량 역시 전년 같은 기간 184정인데 반해 올해는 696정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경찰은 이 같은 압수량 증가가 그동안 마약 투약자 위주로 하던 수사를 공급·판매책 중심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7월 온라인 마약 판매 게시글에 구매자를 가장해 접촉한 뒤 필로폰 공급책인 30대 A씨를 체포, 주거지에서 필로폰 1.1㎏을 발견해 압수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매자를 중심으로 한 수사로는 무분별한 마약 확산을 막기 어렵다고 판단해 판매자를 위주로 한 수사로 방침을 변경했다"며 "최근 SNS를 통한 마약 판매가 늘며 공급책들도 다변화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필로폰 압수물량 급증…8월까지 13만회분으로 전년의 2배
외국인들에 의한 마약 유통도 심각한 문제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시흥시 정왕동의 한 노래방에서 필로폰을 집단 투약한 베트남인 등 25명을 체포해 6명을 구속했다.

지난 4월 오산에서는 유흥주점 업주로부터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베트남인 등 20명이 붙잡혀 4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전체 마약사범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남짓이지만, 증가 폭은 내국인 마약사범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동남아 등지에서 유입된 인구가 늘면서 한국으로 마약을 몰래 들여오는 경우가 많다"며 "일상 속으로 마약이 계속 번지고 있는 만큼 수사 규모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