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유앤잇' 2년 만에 귀향…원도심 배경 청춘마이크 대구페스타
근대 역사 깃든 북성로를 이야기하는 2가지 공연
근대 역사자원이 즐비한 대구 북성로에 얽힌 2가지 공연이 동시에 선보인다.

북성로는 1906년 대구군수 박중양이 경상감영을 보호하던 대구읍성을 철거하고 성곽이 있던 자리에 낸 신작로 가운데 하나다.

성곽 밖에 일본인 토지 소유자가 많아 '모토마치(元町)'라고 불릴 만큼 상업 중심지로 번성했지만, 그 이면에 조선인 전통 상권이 일본인에게 넘어가는 아픔이 서린 곳이다.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에게 떠밀려 경상도 순행에 나선 순종이 대구역에서 달성공원까지 간 길을 '순종어가길'이라고 명명해 중구청이 '다크 투어리즘'을 표방하며 건축물 원형을 살린 도심재생을 추진한 적도 있다.

북성로는 초기 산업화 시대 번성기 이후 쇠락한 덕분에 80·90년대 부동산 개발 광풍에서 비껴서 자연스럽게 옛 모습을 유지했지만, 결국 부동산 붐에 그 흔적이 빠르게 사라지는 중이다.

지금은 신축 아파트가 잠식하는 등 문화·관광을 통한 상권 활성화 움직임이 시들해졌지만, 이곳에서 탄생해 글로벌 프로듀서들에게 주목받은 뮤지컬이 있다.

근대 역사 깃든 북성로를 이야기하는 2가지 공연
2018년 북성로 꽃자리다방 루프톱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한 뮤지컬 '유앤잇(You&it)'은 DIMF창작뮤지컬상을 받은 뒤 웰컴대학로 Yes24극장 초청공연,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80회 장기공연 등 5차 프로덕션을 거치며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앞두고 2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외국인 제작자 등이 '우리에게 없는 이야기를 담은 사랑스러운 작품', '인간 존재 이유를 그린 훌륭한 뮤지컬'이라는 찬사를 보낸 이 작품은 오는 9일까지 '꿈꾸는시어터' 무대에 오른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세상이 와도 인간 고유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이 작품은 3차 프로덕션에 북성로 이야기를 새롭게 담았다.

"덕지덕지 붙은 타일 시원하게 걷어 버리고 나면 백여년 전 지어진 적산가옥 그 모습 그대로 보일 거야"
"새로움이 옛것과 만나 조화를 이루는 근사한 집 될 거야. 100년을 품은 북성로 골목 내가 원하던 공간, 전통을 품은 고즈넉한 매력"
제작진은 만에 하나, 지금 북성로 모습을 볼 수 없게 되더라도 작품을 통해서나마 사라져간 시간과 공간이 소중하게 전해지길 바란다.

이응규 감독은 제작 노트를 통해 "맹목적인 직진만이 존재하는 시대에, 마치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고즈넉한 북성로 풍경은 매우 생소했다"며 "북성로가 지닌 풍경과 정서를 고스란히 규진과 미나의 사랑 이야기로 녹여내 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근대 역사 깃든 북성로를 이야기하는 2가지 공연
북성로 도시재생공간을 배경으로, 또 하나의 공연이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대구스트릿컬쳐팩토리가 주관하는 '청춘마이크 대구페스타'가 지난달 28일에 이어 1∼2일 대구근대역사관, 향촌문화관, 수창청춘맨션, 대화의장 둥 북성로 일대에서 펼쳐진다.

1950∼1960년대 당시 대구 문화·예술·경제 중심인 북성로 원도심 공간을 재조명하고, 청년예술가들이 공연을 통해 시민과 접점을 만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주최 측은 이 공연을 청춘마이크 공식 유튜브 등으로 송출하고 지역방송과 협업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