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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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시는 분이라면 넘어져 다치거나, 층간소음이 걱정돼 '유아용 매트'를 구매해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적은 비용이 들어가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 후기'는 소비자 선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죠. 같이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모이는 '맘카페' 등에 올라오는 후기는 조금 더 믿음이 가실겁니다.

그런데 맘카페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상대 업체 제품에 조직적으로 악플을 달아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유아매트 업체 A사가 있습니다.

A업체 대표 한모씨는 지난달 31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대체 어떤 일들이 있었길래 실형까지 선고받았을까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A사, 경쟁사 '친환경 인증 취소' 민원 제기
취소 나기 전 "냄새나서 매트 환불" 등 거짓 후기 올려
피해업체는 '크림하우스'라는 유아매트 업체입니다. A업체는 크림하우스와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는 경쟁관계에 있습니다.

크림하우스 제품은 2017년 7월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았습니다. 경쟁관계에 있는 A업체는 “크림하우스 제품에서 디메틸아세트아미드(DMAc)가 검출된다”며 직접 민원을 제기했죠.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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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Ac는 2020년 10월 유해물질로 지정된 물질은 맞습니다. 다만 크림하우스 매트에서 검출된 DMAc는 약 100~200mg/kg 수준으로 인체에 위해성을 검토할만한 수치는 아니라고 합니다. 북유럽 친환경 기준으로는 문제가 없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더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17년 11월 15일 크림하우스의 친환경 매트 인증을 취소합니다. 그러나 기술원도 "크림매트가 인체에 위해성은 없다"고 말합니다. 또한 "DMAc가 내부에 포함돼 있더라도 매트 표면 경피를 통해 인체로 전이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죠.

A업체는 크림하우스 매트의 친환경 인증 취소가 되기 직전부터 "크림 매트에서 냄새가 난다"는 식의 댓글을 달아 소비자의 불안감을 조장합니다.

A업체의 대표는 자신의 직원에게 "이번주는 넘기고 담주에 공격할까"라며 악플 공격을 지시하죠. A업체 직원은 지인의 명의를 빌려 크림매트 제품을 구입하고 클레임을 걸어달라 부탁하기도 합니다.
"시큼한 냄새, 그 성분때문이라고 하더라구요?"
인증 취소가 알려진 이후에는 더 많은 악성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아래는 유아매트 관한 게시글이나 매트를 파는 온라인 쇼핑몰 등에 A업체가 달았던 댓글들입니다.
저도 크림샀었는데 시큼한 냄새가 나서 A업체 제품으로 바꿨거든요. 문제터지고 그 냄새가 성분때문이라고 댓글 올라왔더라구요 ㅠㅠ
제 지인은 저거 터지자마자 애기 피부가 저래서 두드러기 같은게 올라왔다며...만약 제가 그랬다면 저는 본사 엎으로 가고 난리도 아녔을거에요...
크림은 아직 소송중이지 않나요? 유해물질 검출돼서...저희는 A업체꺼 사용하는데 진즉에 사용하길 잘했어요
잘하는 짓이네요 아주 크림ㅋㅋㅋㅋㅋ망해봐야 정신을 차리지...A업체랑 너무 다른거 아니에요?
이처럼 마치 진짜 소비자가 A와 크림매트를 둘다 사용해보고, 경험에 의해 A업체의 매트를 선택한 것처럼 댓글을 달았습니다. 2017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단 댓글은 수백개. "애기 피부가 빨갛게 올라왔다"는 식의 댓글도 지속적으로 달았죠.

시큼한 냄새는 DMAc가 아닌 폴리우레탄 성분에서 나는 냄새라고 합니다. 크림하우스는 상품을 판매할 때 '냄새에 대비해 환기를 시켜달라'고 공지도 하고 있었죠. 하지만 이 냄새가 하루아침에 유해성분 때문이다며 허위 정보가 유포된 것입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A업체 직원은 홍보대행사에게 "작업할 때 최대한 티 안나게 부탁드린다" "아이디 여러개 사용해서 부탁드린다" "시간차 없이 무분별하게 댓글 작업이 되고 있다"고 업무를 지시합니다.

크림하우스는 당시 조직적인 악플공격으로 매출은 80% 급감했고, 약 140억원을 피해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손해배상을 하라며 민사소송도 진행중입니다.
바이럴 마케팅 주장하던 A업체 대표…1심서 유죄
사진=한경DB
사진=한경DB
A업체의 행동은 발각되어 재판에 넘겨집니다. 재판에서도 A업체 관계자들은 "바이럴 마케팅의 일환"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나 후기를 전했기 때문에 허위사실이 아니다"며 혐의를 전적으로 부인했습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소비자를 가장해 허위사실을 경험적인 내용으로 달아 소비자가 경쟁업체 제품에 대해 오인하게 하고, 경쟁업체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합니다.

재판부는 또 “유아 매트는 고가의 제품으로 한 번 구매하면 교체가 어려워 소비자 후기가 중요한 제품 선택의 조건”이라며 “A업체는 크림하우스 제품의 친환경 인증이 취소되기 전부터 안전성과 관련해 불안감을 조성하는 거짓 후기를 다수 게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A업체 대표와 직원 한명은 각각 징역 1년 8개월,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그외 관계자들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