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동창·검찰 선배…'윤석열 인맥' 닿아있는 로펌 주목
요즘 로펌업계에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맥’이 최대 관심사다. 인적 네트워크가 법률 자문 및 사건 수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로펌의 특성상 새 정부 인맥에 따라 회사의 경쟁력이 좌지우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펌업계에는 소속 변호사의 정권과 친소 여부에 따라 해당 로펌이 부침을 겪는 흐름이 있었다. 법조계에선 법무법인 원, 동인, 광장, 바른, 세종, 태평양, 대륙아주 등을 윤 당선인의 인맥이 닿아 있는 로펌으로 꼽고 있다.

로펌에서도 충암고·서울대 ‘두각’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원의 주축인 신용락·윤기원 변호사는 윤 당선인과 충암고, 서울대 법대(79학번)를 모두 함께 다닌 동기다. 로펌업계에서 윤 당선인과 가까운 인맥이 있는 로펌으로 법무법인 원을 첫손에 꼽는 배경이다.

신 변호사는 윤 당선인이 정치에 뛰어든 뒤에도 가까운 거리에서 조언자 역할을 해왔다. 대선 직후엔 학창 시절 윤 당선인의 모습을 대외에 알리며 ‘인간 윤석열’의 매력을 전파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윤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시절 윤 당선인, 고(故) 윤홍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와 함께 ‘삼윤(尹)’으로 불릴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다른 로펌에도 윤 당선인을 지원 사격한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검사 출신 석동현 법무법인 동진 변호사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상임대외협력특보로 활동했다. 그는 윤 캠프 안에서도 윤 당선인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완규 전 동인 변호사도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부터 도움을 아끼지 않은 인물이다. 그는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징계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을 때 법률 대리인을 맡았다. 윤 당선인의 장모 관련 사건을 변호하기도 했다.

이은재 광장 변호사는 윤 당선인,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서울 신촌 연세대 도서관에서 사법고시 공부를 함께하며 어울린 사이로 유명하다. 이 변호사와 권 부위원장(사법연수원 15기)이 1983년 사법고시에 먼저 합격하면서 윤 당선인(23기)보다 8기수 높은 선배가 됐다. 이 변호사의 배우자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윤 당선인을 지원했다.

이철규 바른 변호사는 윤 당선인과 사법고시 준비를 같이한 서울대 법대 동기다. 그는 1995년 대구지방법원 초임 판사 시절 대구지검 초임 검사였던 윤 당선인과 같은 하숙집에서 지내며 술잔을 나눈 사이다. 같은 로펌의 이성훈 변호사는 윤 당선인의 대학 2년 선배로 형사법학회 활동을 함께하며 친분을 쌓았다. 법무법인 바른은 권 부위원장이 수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던 곳이기도 하다.

검찰 선배들도 로펌 포진

윤 당선인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검찰 선배들도 이른바 ‘윤 인맥’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홍일 세종 변호사는 윤 당선인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을 맡았던 2010~2011년 대검 중수부장을 지냈다. 그는 대선 기간 윤 당선인 캠프에서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고발 사주 의혹’ 등에 대한 대응을 도왔다. 그는 특위 활동이 로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염려해 세종에서 퇴직했다가 대선이 끝난 뒤 재입사했다.

검찰총장을 지낸 이명재 태평양 고문은 윤 당선인이 가장 존경하는 검찰 선배로 여러 차례 언급했던 인물이다. 이 고문은 윤 당선인이 검찰을 잠시 떠난 2002년 태평양에서 변호사로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1년 후 윤 당선인이 검찰로 복귀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중수부장 출신인 김경수 율촌 변호사도 윤 당선인과 가까운 검찰 선배다. 그는 윤 당선인이 대구고검에서 근무하던 2015년 고검장을 맡았다. 이규철 대륙아주 변호사는 2016~2017년 국정농단 특별검사 수사팀에서 윤 당선인과 함께했다. 대륙아주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를 이끄는 김병준 위원장과 지난해 말 윤 당선인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회동을 도운 인물로 알려진 함승희 변호사가 고문으로 있는 로펌이기도 하다. 한 로펌 대표변호사는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인적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영입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최진석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