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기프트카드 좀 사줘" 지능적인 보이스피싱에 피해↑
"엄마, 폰이 고장나서 그러는데 편의점에서 구글기프트 카드 좀 사줄 수 있어? 아무 편의점에서 구글기프트 카드 15만원권 2장 사서 뒤에 코드번호만 알려주면 돼."
지인을 사칭하거나 몰래 악성 앱을 심는 등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수법이 진화하면서 피해 규모가 해마다 커지고 있다.

2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1천2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351건)보다 5.8% 감소했다.

하지만 피해액은 313억7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3억9천만원에 비해 65.3% 증가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18년 175억원(1천626건)에서 2019년 312억원(2천32건), 2020년 1∼8월까지 313억7천만원으로 증가 추세다.

피해 대상은 40·50대가 761건, 60대 이상이 215건 등 중장년층이 많았고 20·30대도 297건이었다.

특히 최근 보이스피싱은 수사기관 등을 사칭하는 고전적인 수법에서 최근에는 모바일 메신저, 악성 앱 설치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해킹 등으로 가로챈 개인정보를 이용해 가족이나 지인인 것처럼 모바일 메시지를 보내 돈을 요구하는가 하면 금융기관을 사칭해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겠다고 속여 휴대전화에 악성 앱을 설치하는 수법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악성 앱의 경우 피해자가 공공·금융기관에 전화를 걸더라도 중간에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전화를 돌려 속기 십상이다.

"엄마, 기프트카드 좀 사줘" 지능적인 보이스피싱에 피해↑
최근 피해 사례를 보면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딸이나 아들인 것처럼 부모에게 모바일 메시지를 보내 편의점 등에서 구글 기프트카드 수십만원 어치를 사서 코드 번호만 알려달라는 식이다.

기프트카드는 인터넷에서 바로 현금화할 수 있어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

부산경찰청은 보이스피싱이 갈수록 늘자 강력범죄에 준해 엄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전담팀을 기존 1개 팀에서 2개 팀으로 증원하고 사이버수사대 1개 팀도 메신저 피싱 전담팀으로 지정해 수사하고 있다.

또 해외에서 암약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해 인터폴과의 공조 수사로 피의자 검과 송환을 추진하고 신속하게 범죄수익을 동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범인을 잡더라도 피해 회복이 쉽지 않아 피해 예방이 중요하다"며 "수법 홍보는 물론 금융기관 등과의 공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