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자 씨, 안부 전화 안 받자 구조대에 신고해 의식 잃은 노인 구조

홀로 사는 노인들을 돌보는 '행복 지킴이'로 활동하는 충북 진천의 70대 여성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사경을 헤매던 90대 노인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진천 70대 '행복 지킴이', 사경 헤매던 90대 독거노인 구해
30일 진천군에 따르면 백곡면 지역 행복 지킴이 전미자(73) 씨는 지난 11일 같은 마을에 사는 A(93) 씨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평소처럼 전화를 걸었다가 받지 않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전 씨는 부리나케 A 씨의 집을 찾아가 우유 투입구를 통해 집안을 살폈다.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을 확인, A 씨가 외출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전 씨는 A 씨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 서둘러 119에 구조를 요청했다.

119 구조대가 도착,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A 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전 씨가 안부를 확인하고 신속하게 대응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A 씨가 생사의 갈림길에 직면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홀로 사는 A 씨는 고령인 데다 식사도 불규칙하게 하면서 건강이 악화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119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 가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A 씨는 다행히 건강을 회복해 지난 16일 무사히 퇴원했다.

A 씨는 "전 씨가 생명의 은인"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전 씨는 "주위의 작은 관심이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며 "돌봄 대상 노인들을 더 각별하게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전 씨가 맡은 행복 지킴이는 건강한 노인이 마을 내 고령의 홀로 사는 노인들을 돌보는 노인 일자리다.

충북도는 '노(老)-노(老)케어 9988 행복 지킴이 사업'을 특수 시책으로 추진, 노인 돌봄 사업의 전국적인 모범 사례로 인정받았다.

대한노인회 진천군지회가 주관하는 진천 지역 행복 지킴이 사업에는 400명가량의 노인이 참여해 건강을 확인하고 불편을 해결하며 홀로 사는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