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동구 관내 교회 52곳 중 28곳 예배
호소문 통해 주일 예배 자제 요청
"공동체 안녕을 위해 교회가 역할 해달라" 부산 동구청장
"한 교회에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주차장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을 정도로 교인들 차량이 속속 도착했다.

마스크를 쓴 교인들은 성경책을 들고 삼삼오오 예배당으로 들어갔다.

주말마다 쉬지도 못한 채 관내 종교시설을 둘러보고 있는데 할 말이 없었다.

"
주말인 지난 15일 오전 관내 교회 점검에 나섰던 부산 동구청 직원이 전한 얘기다.

이 직원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는데 여전히 협조가 제대로 안 되는 종교시설이 있었다"고 말했다.

'예배 등 종교집회 행사를 자제해달라'는 구청 직원의 간곡한 요청은 허공을 맴돌았다고 한다.

교회 관계자들은 '교인들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마스크도 착용한다', '예배 규모도 작다'는 답변만 했다고 한다.

동구가 파악해보니 관내 종교시설은 사찰 66곳, 교회 52곳, 성당 3곳 등 120곳이 넘는다.

이 중 성당은 예배 등 일체의 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

사찰은 49재 등으로 예정된 일정 규모를 최대한으로 줄여 진행하는 작은 암자 형태 4곳 정도만 문을 열고 있으나 찾아오는 교인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동체 안녕을 위해 교회가 역할 해달라" 부산 동구청장
그러나 교회 52곳 중 코로나19 이전처럼 주일 예배 등을 진행하는 곳이 28곳에 달했다.

동구는 18일 이들 교회 28곳에 일일이 방문해 최형욱 구청장 명의로 작성된 호소문을 전달하며 주일 예배 자제를 요청했다.

최 구청장은 호소문에서 "주일 예배는 참으로 소중한 신앙의 보루지만, 안타깝게도 서울과 성남 등에서 교회를 통한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코로나19 확산이냐 종식이냐 결정적인 고비인 만큼 이 시기만이라도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교회가 역할을 해달라"고 주말 예배 중단을 정중히 부탁했다.

최 구청장은 교회가 주일 예배 중단 결정을 내리면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교회의 노력을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크게 알리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동구는 부산 16개 구·군 중에서 중구, 영도구, 기장군과 함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곳이다.

관내에 부산역과 여객터미널 등 다중이용시설이 많아 부산에서도 상당히 취약한 지역성 특성이 있다.

이에 동구는 구청 방역단, 민간방역단, 동별 자율방역단 등을 꾸려 버스정류장, 자전거거치대, 전화부스, 쉼터 등을 중심으로 하루 100회 이상 방역 활동을 벌이는 등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