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 "혹독한 시간, 법정서 밝힐 것"
조국 전 장관 구속 여부 오늘 결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
권 판사 유재수 전 부시장 구속영장 발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구속 갈림길에 놓인 상황에서 "검찰 영장 내용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26일 오전 10시 5분쯤 서울동부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면서 "122일 동안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검찰의 끝이 없는 수사를 견디고 견뎠다"며 "철저한 법리 기초한 판단이 있기를 희망한다. 법정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동부지법 105호 법정에서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권덕진 판사는 최근 뇌물수수·수뢰 후 부정처사 등 혐의를 받는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이력이 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7년, 유 전 부시장의 비위를 알고도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고 감찰을 중단한 의혹을 받고 있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검찰은 조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유 전 부시장의 비위를 덮고 감찰을 중단해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찰 중단에 대해 구속 필요성이 있느냐는 권덕진 판사가 감찰 중단을 범죄로 판단할지 조 전 장관 주장대로 정무적 판단으로 볼지에 달렸다.
우병우 판결문으로 미리 예상해보는 조국 전 장관의 운명 … 권덕진 판사 어떤 결정할까

검찰은 조 전 장관의 감찰 중단 지시가 부당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반면 조 전 장관 측은 감찰 중단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정상적 감찰 종료였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전 장관 측은 "(감찰 중단) 조치에 대한 정무적 최종책임은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특감반은 유 전 부시장의 감찰을 중단하면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경우와 달리 유 전 부시장 감찰이 기록도 남기지 않고 비정상적으로 중단됐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구속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사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 전 수석이 국정농단을 알고도 모른 척해서 구속됐다면 조 전 장관은 진행되던 감찰을 없던 일로 만들었기 때문에 더 적극적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간인·공무원 불법사찰 혐의로 기소된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 1심 재판과정에서 "당연한 업무관행으로 생각했던 일이 정권이 바뀐 이후 범죄로 여겨져 기소에 이르렀다"며 "공무원이 일상적으로 하는 일에 직권남용이 적용돼 수사권이 발동된다면 공무원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우 전 민정수석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유죄를 선고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연합뉴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연합뉴스)

전 정권 인사들에게 엄격하게 들이댄 직권남용의 잣대가 조 전 장관이나 백 전 비서관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있다는 의견이다.

검찰은 청와대가 유 전 부시장의 소속 기관인 금융위원회에 비위 내용을 알리지 않아 금융위 자체 징계도 불가능하게 했다는 점을 영장심사에서 강조할 예정이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이 징계를 받지 않고 국회 전문위원으로 영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문제가 없다”고 한 정황도 파악했다.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특감반과 함께 금융위 측도 직권남용의 상대방으로 적시됐다고 한다.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 발부·기각 결정에 따라 향후 수사 방향이 달라질 예정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적폐청산 과정에서 구속 전례가 있는 명백한 범죄행위를 정무적 판단이라는 말로 합리화하는 것은 사법체계가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조심스럽게 구속영장이 청구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영장 발부 여부는 검찰 수사의 향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검찰은 과잉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으며 영장이 발부된다면 감찰 중단 결정에 영향을 끼친 이른바 '윗선'에 대한 수사까지로도 확대될 수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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