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는 한 온라인몰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환수조치가 내려진 업체의 헤나 염색약을 구입했지만 환불을 받을 수 없었다. 온라인몰에서는 식약처에서 고시한 제품과 동일한 날에 제조되지 않아 제조번호, 사용기한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김씨의 환불 요청을 거절했다. 해당 온라인몰 관계자는 “이번 환수조치는 식약처에서 검사한 특정 제조번호만 환수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나 염색약으로 머리를 염색했다가 피부가 검게 착색되는 등 부작용이 논란이 됐지만 대다수 소비자가 환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1~10월 기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헤나 염색약 피해 신고는 62건으로 2017년 같은 기간(26건)보다 138%가량 급증했다.

식약처는 소비자원 피해 사례 등에 올라온 8개 업체 28개 품목을 대상으로 중금속·미생물 한도 등 33개 항목을 검사했지만 문제 성분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기준치를 초과한 세균·진균이 검출된 20개 제품과 주성분 함량이 기준치에 못 미친 1개 제품만 특정 제조번호에 한해 판매중지·회수 처분을 내렸다. 부작용 피해자는 있는데 원인은 밝혀지지 않다보니 근본적인 후속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것이다. 1일에도 온라인 오픈마켓과 헤나 제조업체 직영 온라인몰 등에서는 해당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부작용의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아 모든 제품에 대해 회수조치를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시중에 유통되는 헤나 제품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