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고속도로서 대형 SUV가 경차 덮쳐 20대 여성 사망
'평창 봉평터널 참사' 이후에도 사고 여전…"휴식이 최선"

졸음운전으로 인한 인명사고가 잇따르면서 운전자들의 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났다하면 대형사고인 터라 졸리면 무조건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지난 16일 오후 8시 50분께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선동리 중부고속도로 곤지암IC로부터 서울 방향 3㎞ 지점에서 고모(65) 씨가 몰던 모하비 승용차가 앞서가던 모닝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모닝 승용차가 밀리면서 앞서가던 차량 2대와 옆 차로 차량 1대도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모닝 승용차 운전자 김모(28·여)씨가 숨지고, 함께 타고 있던 동갑내기 여성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나머지 차량의 탑승자 중에는 다행히 큰 부상자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모하비 승용차 운전자 고씨가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틀 전인 지난 14일 오후 2시 10분께 전남 여수시 만흥동 엑스포 자동차 전용도로 마래터널에서는 시멘트를 운반하던 트레일러가 일렬로 서있는 차량 옆면을 잇달아 들이받고 멈춰 섰다.

일부 차량은 충격으로 밀려가면서 모두 10대의 차량이 부딪쳤다.

이 사고로 조모(36)씨가 몰던 아반테 승용차 뒷자리에 타고 있던 조씨의 어머니 김모(61·여)씨가 숨지고 큰누나(41)가 의식불명에 빠졌다.

운전자 조씨와 조수석에 앉아있던 다른 누나도 다쳤는데, 이들은 전북 고창에서 농사짓는 어머니와 여수 향일암으로 휴일 나들이를 가던 길에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다른 차량 운전자와 승객 4명도 다쳐 병원으로 치료를 받았다.

순천에서 여수 방면으로 향하던 트레일러 운전사 유모(53)씨는 경찰 조사에서 "터널 진입 당시 졸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유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달 17일에는 영동고속도로에서 관광버스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다 41명의 사상자를 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부른 바 있다.

당시 오후 5시 54분께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입구에서 시속 105㎞로 질주하던 관광버스가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앞선 차량 5대를 차례로 덮쳤다.

이 사고로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여행을 떠난 20대 여성 4명이 숨지고, 동해안 피서를 마치고 귀가하던 일가족과 버스 승객 등 3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관광버스 운전자 방모(57)씨는 전날 버스에서 쪽잠을 자고, 사고 당일에 피로가 쌓인 채 강릉과 삼척 등지를 운행하다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방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졸음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2013년 2천512건에서 2014년 2천426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2천701건으로 다시 늘었다.

사망자는 2013년 121명, 2014년 130명, 지난해 108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359명, 연평균 120명이 졸음운전 때문에 목숨을 잃은 셈이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치사율이 높다.

2013∼2015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졸음운전 사고는 660건이었다.

사망자는 93명에 이른다.

14.1%의 치사율은 전체 고속도로 교통사고 치사율((1만1천309건·812명 사망, 7.2%)의 갑절에 가깝다.

교통 전문가들은 휴식이 졸음운전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교통안전공단 책임연구원 김주형 박사는 "졸음운전은 충분한 휴식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라며 "이를 위해 졸음 쉼터 확대는 물론 속도제한장치의 설치 의무 차종을 현행보다 확대하고 사업용 운전자의 연속 운전시간을 제한하는 등 기술적·제도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jeon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