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젓이 동생 만나 도피자금 받고 모텔, 시외버스 이용

도주 26일째에 부산 해운대역 앞에서 붙잡힌 탈주범 이대우(46)는 경찰의 전방위적 수색을 비웃는 도주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드러난 이대우의 도주지역만 남원, 정읍, 광주, 서울, 울산, 부산 등이다.

특히 경찰은 현상금 1천만원과 1계급 특진을 내걸었지만 이대우는 모텔과 대중교통 수단인 시외버스를 이용,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을 농락했다.

이대우는 부산으로 내려오기 전인 10일께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서 동생을 만나 도피자금으로 170만원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1일 서울에서 이대우가 교도소 동기인 A씨와 만날 것으로 보고 잠복하기도 했지만 정작 이대우가 동생과 접촉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경찰이 사건수사의 기본인 친인척 감시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해운대역앞에서 붙잡힌 이대우의 가방 속에서는 현금 100여만원이 발견돼 동생에게 받은 돈을 도피자금으로 사용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 이대우는 보란 듯이 대중교통 수단인 시외버스를 이용했다.

이대우는 동생에게서 도피자금을 받은 뒤 10일 수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부산 해운대 시외버스터미널로 왔다.

이후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 재건축 건물에서 3일가량 지내다 12일 오전 주민에게 발각된 후 울산으로 도주할 때도 다시 해운대에서 시외버스로 이동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검거당일인 14일에도 이대우는 울산에서 부산 해운대로 시외버스를 타고 왔다.

이대우가 도주수단으로 주로 시외버스를 이용했지만 경찰은 이대우 검거 후 뒤늦게 시외버스 블랙박스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대우는 울산 남구 야음동의 한 모텔에서 하루 투숙하기도 했다.

모텔은 수배자나 도망자 등의 피신처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아 경찰이 신경을 많이 쓰는 곳 중 하나지만 의심신고조차 들어오지 않았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w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