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S "일본 것" 발표에 기상청 "아닐 수 있다"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꼬리표 없는' 방사성 물질을 놓고 일본산(産)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최근 일본에서 강원도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극미량의 방사성 제논(Xe)이 검출됐다고 밝힌데 대해 기상청 내부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강원도에서 검출된 방사성 제논이 일본 원전에서 날라온 것으로 결론내린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면서 "바람의 흐름으로 볼 때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원전사고 직후 캄차카반도 부근에 저기압이 형성돼 방사성 물질이 자연스럽게 기류를 타고 확산할 수는 있지만 캄차카반도를 지나 더 이상 가기는 어렵다"면서 "KINS의 '17일 연속 배출'이라는 가정 자체가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KINS는 일본에서 원전사고 직후부터 17일 계속 방사성 물질이 뿜어져 나왔다고 가정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렸지만 기상청에서는 일본 현지의 사고 추이를 감안해 2일(48시간) 정도 유출된 것을 가정해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KINS의 가정대로라면 중국이나 한반도 일부가 아닌 북반구 전체에 미량도 아닌 상당량의 방사성 물질이 퍼졌어야 한다"며 "강원도에서 검출된 물질은 일본에서 날아든 것이 아닐 수 있다"고 주장했다.

KINS가 이동의 매개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방사성 물질을 나를 수 있는 유력한 바람인 편서풍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도 2~3주가 걸려 아직은 도착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KINS는 전날 강원도에서 검출된 방사성 제논의 이동경로를 역추적한 결과, 일본 원전사고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극히 일부가 캄차카반도로 이동한 뒤 북극지방을 돌아 시베리아를 거쳐 남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KINS는 더욱이 이번에 검출된 제논은 KINS의 동위원소 조성비 분석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것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전문기관은 대체로 일본 원전에서 퍼진 방사성 물질이 '날아올 수는 있으나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는 아닐 것'으로 진단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불안감을 키우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이런 논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