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의 인천대교는 '마라톤을 위한 다리'였다.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인 인천대교 위에서 이날 3만여명의 마라토너가 '해상 마라톤'을 즐겼다.

'인천대교 개통기념 2009 국제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와 대한육상경기연맹이 공동 주최한 이 행사는 오는 16일로 예정된 인천대교의 개통을 기념하기 위해 대교가 개통하기 전에 미리 열렸다.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인천대교는 접속도로(8.93km)를 뺀 바다 위 다리 길이만 12.34km에 이르는 초대형 다리다.

이날 마라톤에서 풀코스, 하프코스와 10km 등 각 부문에 참가한 러너들은 코스에 따라 대교 위에 정해진 반환점을 돌았는데 42.195km의 풀코스에 참가해야 영종도까지 갔다 올 수 있을 정도로 다리가 길었다.

시민들은 오전 9시 이른 시각부터 마라톤대회의 출발지점인 송도 대우자동차판매 부지에 모여 응원전을 선보였다.

경기 시작 전부터 열띤 응원을 한몸에 받은 참가자들은 공식 개통하고 나면 차량만 통행할 수 있는 인천대교 위를 하루종일 마음놓고 뛸 수 있다는 생각에 한껏 들떴다.

출발지점에서 약 10km 떨어진 인천대교의 상징인 양 주탑에 다다른 참가자들 사이에서 절로 탄성이 흘러 나왔다.

코스별 반환점이 가까워 올 때마다 일부 지친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지만 신선한 바닷바람과 인천 팔미도와 송도국제도시가 한눈에 보이는 절경의 코스가 마라토너들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서울 은평구에서 온 양말여(42.여) 씨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천대교 위를 뛰어볼 수 있다는 생각에 약 7개월 전부터 마라톤대회를 준비했다"며 "바닷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하프 코스에 참가한 이원구(41.경기도 수원) 씨는 "인천대교의 개통 소식을 듣고 대교의 연중 무사를 비는 지신밟기하는 기분으로 한번 밟아야 할 것 같아서 만사 제쳐놓고 대회에 참가했다"라고 말했다.

마라톤 대회가 진행된 교량 아래 바다에서는 요트 35척이 참가하는 요트대회가 열렸고 인천해양경찰서, 인천소방안전본부 등 각 기관이 경비함정과 공기부양정, 헬기 등을 바다와 상공에 동시에 띄워 마라톤대회 개최를 축하했다.

인천대교에서는 16일 개통식에 이어 다음날인 17일에는 '인천대교 걷기대회'와 18일 '그린 바이크 퍼레이드'등 축하 행사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인천연합뉴스) 최정인 기자 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