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교섭이 노조 측의 사실상 백기투항으로 약 4개월 만에 타결됐다. 광주,전남 곡성,경기 평택 등 금호타이어 전 공장은 6일부터 정상 조업을 재개했다.

전면파업과 직장폐쇄로 맞섰던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 5일 열린 제24차 교섭에서 12시간에 이르는 마라톤 협상 끝에 노조가 '무노동 무임금'을 받아들임으로써 접점을 찾아 합의문에 최종 서명했다.

양측은 합의문에서 올해 기본급을 동결하고 작년 추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으며,올해 성과급의 경우 내년 1분기 노사협의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사측은 노조가 요구했던 휴업수당 보전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관철했다. 대신 당초 약속한 대로 690명에 대한 정리해고 방안을 철회했다. 금호타이어는 무노동 무임금 등 회사 측의 요구사항을 노조가 받아들일 경우 정리해고 방안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측은 인력 전환배치를 추진하고 정기승호를 인정키로 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노조가 사측 안을 대부분 수용했기 때문에 정리해고 추진을 철회했다"며 "이제 파업 후유증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노사가 협상을 통해 조업 재개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새로운 상생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사측이 노조의 떼쓰기 파업에 굴복하지 않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관철해낸 점은 다른 회사 노사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협상 타결 직전까지도 '제2의 쌍용차'가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았다. 사측이 협상 당일 오전 6시를 기해 전 공장의 직장폐쇄를 단행했고,노조가 이에 맞서 총파업을 선언한 뒤 공장 점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측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채 정리해고마저 강행하자 노조는 양보안을 받아들였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