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공사현장 암반 '와르르'..봄비로 지반약화 추정

경기도 화성의 터널공사현장 절개지가 붕괴, 인부 3명이 매몰돼 1명이 숨지고 2명은 생사가 불분명한 상태다.

18일 오전 7시18분께 경기도 화성시 남양동 화성시청 인근 남양1 택지개발지구 내 터널 공사장에서 너비 50m, 높이 50m의 암반 절개지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권태원(55.중국동포.인천시 용현동)씨와 최재문(59.안산시 사동)씨, 김복회(58.안산시 고잔동)씨 등 인부 3명이 매몰됐으며, 권씨는 사고발생 5시간 만인 이날 낮 12시16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또 토목기사 전현영(26)씨가 사고 발생 35분만에 대퇴부 골절상을 입은 채 구조돼 분당차병원으로 옮겨졌고, 다른 인부 4명은 경상을 입어 동수원남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매몰된 인부 3명은 공사장 바닥 쪽에서 옹벽 거푸집 작업을 하다 변을 당했다.

사고현장에서는 야산을 잘라 터널형태의 길을 내는 개착(開鑿)공사를 벌이고 있었고, 경사 70도의 가파른 절개지를 이뤘다.

한 공사 관계자는 "오전 7시께 일을 시작했는데 절개지가 갑자기 무너지며 사고가 났다"며 "현장에는 목수와 철근인부 등 40여명이 투입됐는데 대부분이 대피했지만, 거푸집을 만들던 목수 3명은 미처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공사 관계자는 "바위 더미가 마구 쏟아지며 인부들이 정신없이 현장을 벗어났고, 몇 초 사이에 생사가 갈릴 정도로 대피상황이 극박했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소방관 135명 등 317명의 구조인력이 굴착기 4대와 덤프트럭 등 장비를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무너진 암석과 흙더미의 무게가 2천t에 달하는 데다 추가붕괴 우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왕복 4차로, 길이 240m의 터널 공사는 지난 1월 착공, 40% 공정률을 보이고 있었다.

시행은 화성시청이, 시공은 태평양개발이 맡고 있으며 철근과 거푸집작업은 하청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최근 비가 많이 내리며 지반이 약해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구조작업이 끝나는 대로 부실시공 여부 등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화성연합뉴스) 최찬흥 김동규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