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 피해를 본 여대생이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달 31일 오후 8시 15분께 경남 김해시내 모 아파트 화단에서 A(20.여.대학 2년)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김모(60)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순찰을 돌던 중 '쿵' 하는 소리가 들려 가 보니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날 오후 3시 17분께 자신의 집에서 우체국 직원을 사칭하는 전화금융 사기범의 전화를 받고 인근 금융기관의 현금 지급기에서 640여만원을 계좌 이체한뒤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비관하다 집 근처 아파트 15층 복도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돈은 어머니가 맡긴 돈과 A씨가 아르바이트로 벌어 학비로 사용하기 위해 모아둔 것으로 드러났다.

아파트 복도에서 발견된 A씨의 손가방 속에 든 유서에는 '사기 피해를 당해 부모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A씨는 사기 피해를 당한 뒤 오후 5시 36분께 112신고센터에 신고, 인근 지구대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경찰 관계자는 말했다.

경찰은 전화금융 사기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해당 현금 지급기의 폐쇄회로(CC)TV에 찍힌 사진을 확보하는 한편 수취계좌 번호와 통화 내역 등을 추적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ym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