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촛불집회 주최 측 간부들에 대한 검거작전에 나선 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이들의 행방이 대부분 오리무중이어서 한동안 `숨바꼭질'이 계속될 전망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 등 집행부 8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이후 일주일 동안 실제로 검거된 간부는 한국진보연대 황순원 민주인권국장 1명인 상태다.

경찰이 국민대책회의 등 시민사회단체를 `불법집회 주최자'로 규정하고 본격 수사에 나선 것은 지난달 27일부터.

경찰은 당시 박씨를 비롯해 국민대책회의 한용진 공동상황실장, 진보성향의 노동운동 단체인 '다함께' 김광일 운영위원, `미친소닷넷' 백성균 대표 등 촛불집회 집행부로 판단한 10명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하지만 이들은 "촛불집회가 마무리된 뒤에야 출석할 수 있다"며 4차례에 걸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고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4차 출석요구 기한이 끝나자마자 자진출석한 1명과 다른 사건으로 이미 구속된 1명을 제외한 나머지 8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해 본격 검거 작전에 돌입했다.

경찰은 체포영장 발부 직전인 지난달 26일 시위 현장에서 국민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과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윤희숙 부의장을 연행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경찰이 최우선적으로 노렸던 검거 대상자는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이었으나 그가 재빨리 자리를 피하는 바람에 안씨 등 2명을 연행하는 데 그쳤다는 후문이다.

특히 박 실장은 같은달 28일 주말 촛불집회에 참석해 "끝까지 국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연설하는 등 대담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이후 경찰이 체포전담반을 구성해 강하게 압박하자 휴대전화기를 끄고 잠적한 상태이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새벽 국민대책회의 및 한국진보연대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해 진보연대 사무실에 있던 황순원 국장을 연행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그 뒤로 진행된 나머지 7명의 가택 압수수색에서는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2일의 경우 경기도 일산의 박 실장 자택에 수사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으나 그를 검거하는데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체포전담반을 독려하며 전방위 검거 작전을 계속하는 한편 흥사단 권혜진 사무처장, 진보연대 박석운 상임운영위원장의 동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