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엔 일필휘지로 그린 그림이 중요한 시대였다면 이제는 다양한 점(소비자)들이 모여서 그림을 이루는 점묘화의 세계입니다.점들을 돋보기로 들여다봐야 솔루션(광고)이 보입니다."

카피라이터 프로듀서 디자이너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공동 작업을 통해 '광고'라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광고 대행사에서 최고수 반열에 오른 제일기획 안해익 제작팀장(49)은 "참여와 공유로 대변되는 웹 2.0 시대에 '애드 2.0'도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팀장은 최근 임직원 중 해당 분야에서 실력과 명성을 쌓은 최고 전문가에게 부여하는 타이틀인 '마스터'에 선정됐다.마스터는 제일기획이 최고 인재에 대한 보상과 예우 차원에서 2002년부터 도입한 인재 포상 제도.

안 팀장은 젊은이들과 치열한 아이디어싸움을 벌여야 하는 광고판에서 여전히 맹활약 중인 '현역'이다."광고 제작은 독창적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분야여서 수명이 짧은 게 사실입니다.하지만 두 띠동갑(24년)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면 아이디어가 보충됩니다."

물론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베테랑인 그도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닐 정도다.광고주의 마케팅 숙제를 풀어야 하지만 정답이 없어서다.
"답답할 때가 수도 없이 많아요.고민과 열정의 흔적을 보여주면 소비자들은 신뢰로 답하죠.결국 기대와 설렘을 전달하면서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광고인 것 같습니다."

그는 앞으로 깊이 있는 광고를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자동차 광고는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 내고 때론 하이테크 기술을 서정적으로 풀어 내죠.기본에 충실하면서도 감동을 전달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안 팀장은 1987년 입사 이후 광고 크리에이티브(제작물) 한우물만 판 제작 전문가다.20여 년 동안 옥션 삼성전자 등 다양한 기업의 광고 제작을 맡아 왔던 그는 KT의 '유쾌,상쾌,통쾌' 캠페인을 대표작으로 꼽는다.2위였던 KT 메가패스 브랜드가 초고속 통신 시장 1위 브랜드인 하나포스를 누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CJ 동서식품 같은 식음료 광고를 총괄하고 있다."식품은 트렌드에 민감한 제품이 아닙니다.때문에 광고도 소비자의 내면을 읽고 시장을 꿰뚫는 통찰력을 담아야 합니다." 안 팀장은 "앞으로 10년 더 몸담아 세계적인 광고 대회에서 수상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