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고액 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네이밍 기법'을 쓰고 있다. 새로 건립하는 학교건물이나 시설에 기부자의 이름을 따 명명함으로써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기부한 기업의 이름을 딴 건물은 많았지만 사람 이름을 딴 건물은 최근 생겨나는 추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지난달 30일 '정문술 빌딩' 준공식을 가졌다. 정문술 빌딩은 미래산업의 정문술 전 회장이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 융합기술 분야 고급 인력을 양성해 달라며 2001년 5월 KAIST에 기부한 3백억원 중 1백10억원을 들여 신축한 건물이다. 고려대도 10월15일 LG-포스코 경영관 준공식을 가졌다. 이 건물은 기업과 동문들이 기부한 2백50억원으로 건립돼 이름은 기부한 기업을 땄지만 강의실 등은 기부자인 삼양사 김상홍 명예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이명박 서울시장, 구두회 LG창업고문 등의 이름 혹은 호를 따 '수당 학술정보관' '박현주 라운지' '이명박 라운지' '구두회 강의실' 등으로 명명됐다. 성균관대도 동문 등 1천명의 기부금과 은행, 재단측의 출연으로 2000년 완공된 6백주년 기념관의 국제세미나장을 기부자의 이름을 따 '조병두 국제홀'이라고 명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