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한 국적을 가진 탈북자들의 행불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 량강도 혜산시 노동자였던 김철수(42)씨와 지만길(36)씨는 지난해 봄과 99년 각각 입국한 탈북자들로 지난 4월 중국으로 함께 출국한 뒤 11일 현재까지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지만길씨의 형 만철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동생과 김철수가 4월 19일 오전 북한과 인접하고 있는 중국 길림성 장백현 마로구진 과원촌에서 중국 변방대 정보국 요원들에게 체포됐다는 연락을 동생이 거주했던 집의 조선족 주인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지씨는 "조선족 주인이 중국 관계기관에 알아보니 동생과 김철수씨를 곧바로 석방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재차 연락을 해왔지만 그 말이 사실이라면 동생 일행과 연락이 안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중국쪽에서 북한쪽에 넘겨주고도 거짓말을 하는지, 또 현재 중국에 있는지 아니면 북한 보위부 요원들에 의해 북한으로 끌려갔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지씨와 김씨의 행불과 관련, "아무 것도 확인해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다만 이들이 북한에 있을 때부터 중국쪽과 밀수입을 해왔기 때문에 밀입북 루트를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각에서 인권문제를 들어 탈북자들의 여권발급을 제기하고 있지만 여권을 발급해 주면 행불, 밀입북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자꾸 발생하고 있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초 중국으로 출국했던 전남 목포 거주 탈북자 김철훈(33) 신성심(24.여)씨 부부도 2개월째 행방불명 상태다. 목포의 한 정부기관 관계자는 "김씨가 부인 신씨와 함께 2개월전에 중국 비자를 받아 출국했다"고 밝혔으며, 정보기관 관계자는 이들 부부가 "북한에 있는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탈북자는 "공개된 것 외에도 북한에 억류돼 있는 남한국적 탈북자가 더 있는 것으로 안다"며 "주로 가족 등을 만나기 위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체포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