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년' 유골들에 대한 과학적인 신원 확인과 사인 규명 작업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고 자칫하면 신원 확인마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소견이 나왔다. 경북대 법의학팀 단장인 곽정식 교수는 10일 "발굴된 유골이 숨진 뒤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다 검사를 위한 시료의 양적 한계 등으로 인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유전자검사와 치아검사, 정밀 조직검사로는 신원 확인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발굴된 유골들에 대한 신원 확인은 주로 옷가지와 신발 등 유류품에 대한 유족들의 기억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곽 교수는 특히 사인 규명 작업과 관련, "외인사(外因死)의 경우라도 뼈에 손상이 가해지지 않았다면 사인 규명이 불가능에 가깝고 독극물 검사도 오랜 세월이 경과해 무의미한 상태"라고 말해 사인 규명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법의학팀은 곤충학 및 토양 검사,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등을 통해 타살로볼 수 있는 소견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고사(저체온사)로 단정할 수는 없기때문에 이끼 전문가 등 여타 분야 전문가들을 동원, 계속적으로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곤충학 검사를 하고 있는 고신대 법.보전생물학연구실은 유골과 옷가지 등에 묻은 곤충 흔적을 조사한 결과 파리유충 등 곤충 번데기 각질 50여 개체를 발견했다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실측은 현재 이 곤충들의 종류를 파악하고 있으며 특히 유골 발견장소 인근에 없는 곤충의 각질이 유골에 묻어있는지 여부 등 사인을 밝혀 줄 단서를 집중적으로 찾고 있다. 연구실측은 오는 14일께 종합적인 검사 소견을 수사본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88년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된 곳에서 1㎞ 가량 떨어진 저수지에서손발이 끈으로 묶인 70대 노인의 익사체가 발견되는 등 소년들이 실종되기 2-3년 전에 와룡산 일대에서 의문의 살인사건 3건이 잇따라 발생했다는 박모(38)씨의 제보에따라 이들 사건이 소년들의 사망과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를 수사중이다. 경찰은 박씨가 제보한 내용 가운데 70대 노인 변사사건은 `치매로 인한 자살'로수사가 종결된 것으로 확인했으며 나머지 익사사건과 20대 여자 변사사건에 대해서는 사실 여부를 조사중이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김용민.이강일기자 leek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