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지원을 큰 폭으로 제한한 2003학년도 입시계획의 여파로 단과학원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6일 4월치 수강등록을 시작한 서울시내 유명 대입단과학원에는 전날 밤부터 수험생들이 줄을 서기 시작해 수강접수가 시작된 이날 오전에는 수백명의 수험생이 몰리면서 접수창구가 북새통을 이뤘다. 교차지원을 노리고 어려운 이과과목을 피해 문과를 택했던 재수생, 재학생들이 자연계열 교차지원의 문이 대폭 좁아지자 수학Ⅱ, 과학Ⅱ 등 이과과목 실력을 만회하려고 단과학원으로 대거 몰렸기 때문. 특히 치.의대 등을 노리고 있는 상위권 수험생들의 발길이 단과학원으로 이어졌다. 용산구 대일학원은 이날 오전 4시30분부터 수강등록을 시작했지만,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먼저 등록을 하려는 재학생과 재수생들이 전날 9시께부터 몰리기 시작해 접수시작 무렵에는 250여명이 길게 줄을 서며 기다렸다. 이날 이 학원에는 400여명의 수험생들이 몰렸고 약 1천200건가량의 수강신청이 접수됐으며 수학Ⅱ, 과학Ⅱ 등 이과과목 수강등록은 평소보다 15% 정도 늘었다. 노량진 한샘학원에도 수험생들이 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16일 오전 3시께부터 교복차림의 학생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해 접수가 시작된 오전 6시에는 수험생 150명이 자신들의 등록순서를 기다렸다. 학원 관계자는 "접수 첫날인 오늘 250여명이 접수했으며 이과과목 신청건수도 10% 가까이 늘었다"며 "지난 12일 입시계획 발표 이후 매일 수십통씩 문의전화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교차지원만 믿고 고득점을 위해 문과로 방향을 틀었는데 뒤늦게 발표된 입시안이 자연계 교차지원을 축소해 당황스럽지만 하루라도 빨리 이과과목 공부를 하려고 학원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수학Ⅱ 수강신청을 한 재수생 최성무(19)군은 "지난해 문과쪽을 공부하고 이과인 치대에 교차지원했는데 올해는 상황이 바뀌어 이과로 방향을 바꿀 생각"이라며 "갑자기 입시제도가 바뀌어 혼란스럽지만 빨리 적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17일부터 수강등록을 시작하는 정진학원 등 다른 유명 학원들에도 16일 밤부터 수험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훈 기자 karl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