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살인,특수강도강간,사기 등 12가지 중범죄를 저지르고 기소돼 1.2심에서 사형선고가 내려진 현역 장교에 대해 대법원이 "교화여지가 있는만큼 사형은 과중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3부(주심 변재승 대법관)는 23일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육군모부대 소속 손모(26) 중위에 대한 상고심에서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형이 갖는 형벌로서의 특수성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은 과중하다고 판단된다"며 "피고인의 나이,성장과정,가정환경,경력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은 아직 교화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손씨의 경우 정상적인 가정에서 성장해 남들과 다름없는 가정생활을 해왔으나 인터넷 음란물 등을 탐닉하면서 성적 망상에 빠진 끝에 강간 등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로 현재 국내에서 종교계를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사형제 폐지운동이 가속화되는 한편 사형 폐지론자과 존치론자간의 논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현재 법무부는 사형제 폐지에 반대하고 있으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도 사형제존치가 합헌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손씨는 99년말부터 18개월간 9명의 부녀자를 연쇄강간,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수감중 탈옥한 뒤 도피과정에서 박모(18)양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으며,1.2심 재판부는 "범죄에 대한 응보와 사회방위 차원에서 극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사형을 선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