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에 특정한 약물을 정맥주사 한 뒤 레이저를 쬐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이는 `광역학 암치료법(PDT.Photodynamic Therapy)'이 국내에 도입됐다. 순천향병원 소화기센터 심찬섭 교수팀과 벤처기업 화일약품(대표 이정규)은 최근 식도암 3명, 후두암 1명, 담도암 1명 등 5명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광역학 치료법을 시술한 결과 수술 후 1개월만에 종양조직 대부분이 소실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25일 밝혔다. 광역학암치료법은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이미 5-6년 전부터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으로 국내에서는 이 치료법에 쓰이는 광과민제(빛과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인 `포르피린 유도체(상품명 포토젬)'가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이번에 처음으로 시술이 이뤄졌다. 의료진은 이번 시술이 포르피린 유도체를 정맥주사 해 암조직에 광과민제가 축적되도록 유도한 뒤 630나노미터 파장의 레이저를 환부에 쬐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치료방법은 정상조직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고 암 부위만 선택적으로 파괴하기 때문에 통증과 부작용이 적고 반복시술도 가능하다고 의료진은 덧붙였다. 그러나 의료진은 이 치료법이 다른 부위로 암이 전이된 말기 환자들에게는 큰 도움을 줄 수 없으며 약품 주사 후 1주일-1개월 가량 약품이 피부에 머무를 수 있기 때문에 직사광선을 피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고 전했다. 심 교수는 "초기 암환자 가운데 순환기계 이상 등으로 마취나 절제수술이 어려운 환자, 또는 암 부위가 소화기관을 막은 환자를 대상으로 이 치료법을 사용할 수 있다"며 "초기 암환자의 경우 이 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