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自傳的 대하소설 쓰는 장충식 前적십자사 총재 ] 북한 실정에 관한 월간지 인터뷰 파문으로 지난해 12월 대한적십자사 총재직에서 물러났던 장충식(69) 단국대 이사장이 6권짜리 자전적 대하소설(가제 끝없는 강)을 쓰고 있어 화제다. 장 이사장은 단국대 출신 문인들이 만드는 '단국문학'최근호에 소설 첫 권에 해당하는 부분을 선보였다. 고향 평북 용천을 배경으로 자신의 분신인 조숙한 소년 대식의 눈으로 본 해방직후의 혼란상과 소련군의 만행,대식과 젊은 일본여인과의 연정이 담겨있다. 장 이사장은 "월남 마지막 세대가 죽기 전에 젊은 세대에게 당시 시대와 사회상을 사실적으로 알려주고 고향의 사투리도 남겨놓고 싶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1946년 월남한 그는 독립운동에 기여한 선친(장 형·단국대 설립자)을 이은 교육자이면서 체육단체장,남북체육회담 대표(89년)를 지낸 체육인이기도 하다. 이런 이력으로 인해 풀어 놓을 보따리가 많다. "대하소설은 2003년께 완성할 계획입니다. 탈고할 때까지 일어난 개인과 사회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담아낼 작정입니다. 일부 알려지지 않은 비화와 고발도 있죠" 그는 형제가 서로 총부리를 맞댄 한국전의 참상,5·16 쿠데타 후 장도영 반혁명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당한 일화,군사독재 시절 교육자들이 당한 수난,87년에 단국대 총학생회장의 분신을 막고 그 학생을 유학까지 보낸 이야기,체육계 지도자로 활약할 때 겪었던 비화,대선 때 도와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YS 정권에 의해 당한 이야기 등을 소설 속에 담겠다는 구상이다. 장 이사장은 새벽 3시에 일어나 컴퓨터 앞에서 두시간여 동안 글을 쓰고 있다. 올 성탄절 이전에 출간한다는 목표로 1권의 내용을 다듬고 있다. 그는 "너무 자전적이지 않나하는 생각에 픽션을 가미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소성 단국대 교수(불문학과)의 장편 '두 아내'(1999년)를 탐독하고 있다. 민족 수난사를 다뤘고 이북(함경도)사투리가 많이 구사됐다는 점에서 '끝없는 강'과 닮았기 때문이다. 그는 수시로 고향 친구들을 만나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본다. 이달중 소설속 일부 내용의 무대가 되는 일본에 취재도 갈 계획이다. 장 이사장은 이미 '위대한 유산을 위하여''착한 이들의 삶''큰 삶'등 수필집 3권을 펴냈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