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관 2백25주년을 맞은 러시아 볼쇼이극장이 예술감독의 갑작스러운 사직서 제출로 또다시 위기에 빠져들었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취임 9개월째를 맞은 겐나디 로즈데스트벤스키(70) 예술감독은 볼쇼이가 최근 공연한 프로코피예프의 오페라 'The Player'가 언론의 혹평을 받자 관할부처인 문화부에 사표를 냈다. 이 작품은 로즈데스트벤스키의 볼쇼이 데뷔작이었다. 미하일 슈비드코이 러시아 문화부 장관은 그가 돌연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볼쇼이로서는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관이 사표를 수리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로즈데스트벤스키의 사직은 볼쇼이를 회생시키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정부 보조금 급감으로 인한 만성적 재정난과 신·구세력 갈등을 겪고 있는 볼쇼이를 살리기 위해 문화부의 직접 관장 아래 두는 등 지원책을 펴 왔다. 1776년 예카테리나 여제의 지시에 따라 설립된 볼쇼이극장은 러시아 제국과 옛 소련을 거치면서 오페라와 발레 중심으로 러시아 공연예술의 정수를 선보였으나 라이벌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의 도전 등으로 침체의 길을 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