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뉴스위크지에서는 헬렌 걸리 브라운이라는 78세의 여성이 자신의 성체험에 대한 진솔한 고백을 해 화제가 되었다.

칼럼의 제목은 "60세 이후의 섹스를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칼럼에서 "섹스는 인간관계를 지속시켜 주며 까다롭고 고루하며 인생이 끝장난 노인이 되는 것을 막아준다"고 강조했다.

또 "젊은 남자들에게 어필하려면 유능하고 세련된 매너에 글래머하고 사랑스러우며 잠자리에서 능숙하고 돈도 좀 있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하면서 "일정한 나이에 도달해서도 여전히 섹스를 즐기는 것은 커다란 자부심이며 잠시라도 죄책감을 갖지 말라"고 말해 노년층의 섹스에 관한 잘못된 편견을 보기 좋게 뒤엎어버렸다.

의학적으로 봐서 특별한 질병이 없는 한 섹스는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다만 성욕 감퇴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대개 나이가 들면서 얻게 되는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 같은 성인병 때문이다.

성생활에서 은퇴하는 나이를 보면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높다는 것을 볼 수 있다.

60~90세의 여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들이 성을 포기한 경우는 대부분 남편 때문이었고, 10% 정도만 자신의 무관심으로 성생활을 끊었다고 한다.

그러나 남성에서는 50% 이상이 에서 질병이나 맘에 들지 않는 성 파트너 때문에 성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결국 몸의 변화보다는 노인의 섹스에 관한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이 더 문제인 것 같다.

우리는 흔히 섹스에 관심 많은 노인을 "노망이 들었다"거나 "엉큼한 늙은이"로 치부하곤 한다.

그래도 남성의 경우엔 덜한 편이다.

"젊음과 아름다움"이 섹스를 할 수 있는 요건인 양 강요받아온 여성들은 나이 먹을 만큼 먹어 섹스를 한다는 것 자체를 수치스럽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분명한건 나이든 사람에게도 성생활은 있다는 것이다.

헬렌 걸리 브라운 여사는 말한다.

"내게 섹스는 여성으로서 최고의 활동이다. 쿠키를 굽는 것이나 손자의 대학 학자금을 대주는 것보다 더 여성스러운 행동이다. 물론 그런 일도 바람직하지만 쿠키 굽기가 동네야구라면 섹스는 메이저리그다. 우리 나이의 여성은 섹스를 향유해야 한다. 섹스는 건강하고 활력과 에너지를 주며 몸에 자양분을 준다"

나이는 성생활에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성들이여 인생은 60부터다.

섹스를 포기하지 말자.

홍영재 산부인과 원장 HYJ8888@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