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대형컴퓨터 개발프로그램인 RIACT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중대형컴퓨터 공급업체인 한국NCR의 이상헌(50) 신임사장은 4일
취임기자회견을 갖고 다른 외산업체 경영자들과는 달리 "한국기업에 선진
컴퓨터 기술을 이전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NCR이 외국 컴퓨터업체로는 유일하게 현대등 국내 기업 및
연구소에 대형컴퓨터 제조기술을 이전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며
"프로젝트 추진과정에서 한국법인에서 도울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
이라고 밝혔다.

RIACT프로젝트는 통상산업부 주관하에 서울대 컴퓨터신기술공동연구소와
삼성전자 현대전자가 95년부터 미국 NCR사로부터 대형컴퓨터제조기술을
이전받아 내년말께 독자적인 국산 모델을 내놓겠다는 중대형컴퓨터 국산화
계획.

NCR은 자사 "시스템5100"의 제조기술의 이전을 올해초 이미 마친
상태이며 현대와 삼성은 내달부터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국산모델
공동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사장은 앞으로 RIACT프로젝트뿐아니라 NCR이 갖고 있는 DW
(데이터웨어하우징)이나 콜센터 등 10여종의 신개념 정보시스템을 적극
국내에 소개해 나가며 국내기업의 정보화에도 일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한국NCR이 다른 외산업체에 비해 상대적인 침체기에
겪었던 것은 고객과 협력사에 대한 홍보와 "솔루션판매업체"로서의
색깔내기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진단했다.

이사장은 그러나 전임 최동욱사장이 외국현지법인의 한국화작업을
진행하다 도중하차한데 대해 "독불장군은 있을 수 없다"며 합리적 경영을
강조, 외산업체의 현지화노력에서는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이사장은 서울대학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과
MIT공대에서 공학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한 정통 공학도.

지난 20여년동안 미국현지 하니웰반도체연구소, 콘트롤데이터사 등
정보통신업계에서 연구활동을 벌여왔으며 국내에는 지난 88년 귀국,
한국디지탈에서 10년간 근무해 왔다.

그는 한국디지탈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회사 매출을 약 3배이상으로 끌어
올린 A급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