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무자년(戊子年) 새해가 밝아오면서 부동산 투자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도한 규제를 풀고, 시장경제원칙을 지키겠다는 '이명박 정부'가 향후 5년간 국정운영을 맡게 되면서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때문이다.

1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공약을 꼼꼼히 뜯어보고 투자 대상을 찾는게 좋다"면서도 "새 정부도 함부로 규제 완화에 나서기는 힘든 만큼 섣부른 투자는 자제하고, 정책 리스크가 큰 곳은 투자시점을 늦추거나 선별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 주택 매수 '1분기' 적기 = 전문가들은 대부분 내집마련 시기로 올해 1분기가 가장 적절하다고 말한다.

4월 총선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새 정부가 규제 완화 보따리를 풀기 전에 집을 사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RE멤버스 고종완 사장은 "주택시장은 지난해 가격 조정기를 거친 만큼 빠르면 올 1분기, 늦어도 2분기가 매수 시점으로 적합해 보인다"며 "올 하반기에는 종합부동산세 완화 가능성으로 집값이 강보합세를 보일 수 있는 만큼 상반기 전에 매수를 끝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과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도 1분기를 추천한다.

김 사장은 "송파, 용인, 판교 등 강남권 수요가 움직이는 개발지역", 곽 전무는 "세금 부담으로 주택을 여러채 보유하기 힘들기 때문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이는 도심권이나 강남권 주택을 매입하라"고 추천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입주물량이 많은 곳이나 일시적 1가구2주택자 등이 내놓는 급매물을 잡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올해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가격이 떨어진 '버블세븐' 지역이나 대형 아파트의 몸값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대출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만큼 무리하게 빚을 내 매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 뉴타운 단독.연립주택 등 유망 = 올해 전문가들이 꼽는 최고의 유망 투자 상품은 용적률 상향 등 규제 완화가 기대되는 서울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예정지의 단독.다세대.연립주택 등이다.

현재 추진중인 서울시내 시범, 1-3차 뉴타운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개발계획 수립이 끝났거나 마무리 단계에 있어 투자가치가 보장되고 사업일정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미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실수요자가 아니면 매입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순수 투자 목적이라면 내년 하반기께 추가로 지정될 것으로 보이는 4차 뉴타운 후보지나 뉴타운 인근 지역을 노려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4차 뉴타운 후보지로는 지난 3차 뉴타운 선정에서 탈락한 성동구 성수 1.3가동, 성북구 정릉, 중구 신당동, 강북구 미아 1,2,8동 및 수유동, 노원구 월계 1,4동, 광진구 화양동,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지구 등이 꼽힌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그러나 "서울의 경우 이미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인천, 부천 등 수도권의 뉴타운, 재개발 지분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건축 사업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곽창석 전무는 "지난 5년간 서울지역 재건축.재개발의 발이 묶여 있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사업이 가능하도록 물꼬를 터줄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일반분양이 없어 수익성이 불투명한 중층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 재건축 지역에 관심을 갖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박합수 팀장은 "이미 가격이 상투를 잡은 곳이 많고 금리가 높아 투자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법원경매에 참여해 초기 매입가를 줄이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 가점제 높은 사람은 '청약' 유리 = 새 아파트 청약은 여전히 무주택자들이 가장 안정적으로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공공택지는 이미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가 공급되고 있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민간택지에서도 상한제 대상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분양될 예정이어서 가격 경쟁력이 있다.

박원갑 소장은 "판교, 광교 등 인기 신도시는 청약가점제 점수가 높은 사람이 적극 도전해볼 만하다"며 "용산 등 서울 재개발 구역과 한강 조망권 아파트, 인천.청라지구 등도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는 계약후 7-10년간 전매가 금지되기 때문에 투자보다는 실수요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다만 전매제한은 지나친 규제라는 원성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어 정부의 정책 방향을 보고 청약전략을 수립하면 된다.

◇ 오피스텔, 토지도 관심가질 만 = 오피스텔도 유망 투자처로 꼽힌다.

올 한해 전셋값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소형 오피스텔을 구입해 임대를 놓을 경우 짭짤한 월세 수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김영진 사장은 "도심권의 오피스텔은 임대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에 연 10% 정도의 투자수익이 기대된다"며 "특히 용산과 같은 개발 예정지의 역세권 오피스텔은 일정부분의 시세차익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지는 새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대운하와 'U자형' 국토개발 예정지 등이 수혜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는 항구도시로 언급되고 있는 경기도 여주, 충북 충주, 경남 밀양, 경북 구미.문경.상주, 대구시, 전남 나주, 광주광역시 등이 관심을 끈다.

또 삼면의 바다를 활용하는 'U자형' 국토개발이 진행될 경우 콘도, 펜션, 골프장 등의 개발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해안지역 토지도 투자 유망 상품중 하나다.

고종완 사장은 "특히 한미FTA 체결 등으로 규제완화의 가능성이 커진 농지와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큰 곳을 노려볼 만하다"며 "다만 대운하 등 개발계획은 아직 정책 리스크가 큰 만큼 추진 여부를 봐가며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