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미국과 최종 합의한 반환지역중 미군 기지 및 시설분야는 28곳 총2백14만평에 달한다. 이중 그동안 집단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대도시 도심지역 미군기지들을 대거 돌려받게 돼 향후 해당 지역의 균형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연지동의 캠프 하야리아(16만3천평) 춘천 근화동의 캠프 페이지(19만3천평) 인천 상곡동의 캠프 마켓(14만5천평) 등이 대표적인 민원다발지역이었다. ◇서울시내 주요기지=서울 지역의 기지는 이태원 아리랑 택시부지 3천평,한강로1가 캠프킴(1만4천평),대방동 캠프 그레이(3천평) 등 3개 기지의 2만평이다. 당초 을지로에 위치한 극동공병단도 반환대상에 포함돼 있었으나 미군측이 7백억원에 달하는 소요경비 등을 우리측에 요구해 이번 반환대상에서 제외시켰다는 후문이다. ◇부산 캠프 하야리아=1995년 부산시가 2002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면서 곧바로 종합경기장에 인접한 이 기지에 아시안게임 선수촌을 건립키로 결정하고 이를 국방부에 통보한 것을 계기로 95년말부터 한·미간 이전협상이 본격화됐다. 당시 미군측은 도심에 위치한 캠프 하야리아를 도시외곽으로 이전한다는데는 원칙적으로 동의를 했고 이전위치도 현재의 부산시 녹산지역으로 결정했다. 기지이전 비용을 놓고 한·미 양측은 밀고 당기는 협상끝에 4억6천7백만달러(현재 환율기준 6천억원)에 합의를 봤다. 그러나 미측이 시공계약권과 공사비 사전예치 등 국내법상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을 요구하면서 협상은 중단됐다. 그 결과 아시안게임 개최 시기가 촉박해진 부산시는 선수촌아파트 건립위치를 바꿔야 했다. 이번 협상에서 우리측은 하야리아 대체시설 건설을 위해 지불해야 할 비용으로 3천3백억원을 주기로 하고 기지이전에 합의했다. ◇춘천 캠프 페이지=동부전선에서 주요 전력을 제공하는 군사적 요충지로 1958년 미군에 공여됐다. 그러나 춘천역 정면에 위치해 춘천의 도심개발이 기형적으로 이뤄졌다. 1970년대초부터 지역 상공인을 중심으로 이전요구가 계속돼왔고 최근에는 1인 릴레이 시위가 이어지고 있어 춘천시의 최우선 숙원사업이었다. 그러나 비행장 활주로와 중형헬기 부대가 있는 기지의 특성상 비행장의 이전위치를 선정하기 힘들고 이전비용도 4천2백억원 정도 들어 얼마전까지 이전협상이 전혀 진전되지 못했다. 이번에 국방부가 미측을 끈질기게 설득해 유사시 헬기부대간 연합작전이 쉬운 경기도 이천 한국군 헬기부대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최종 합의를 봤다. 이 기지를 옮기면 춘천역 구내의 미군 TMO와 봉의산 안테나,캠프에 인접한 훈련장 등도 함께 철수하게 된다. ◇인천 캠프 마켓=서울,경기 북부지역에 있는 미군부대들에 각종 군수지원을 책임지고 있는 이 기지는 제빵공장,인쇄소,물자 재활용센터로 이용되고 있다. 이 기지 주변의 아파트 주민들은 기지안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시달려왔으며 인천시청은 기지 일부를 포함한 도로확장 문제를 놓고 계속 골머리를 앓아왔다. 캠프 정문앞에서는 이전을 요구하는 집단시위와 1인 릴레이 시위가 이어져 왔다. 인천시 부평구의회도 주민의견조사 조례를 지난 21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국방부도 대체시설 건설비 3천억원과 이전부지 문제로 고심해오다 캠프 마켓이 다양한 부대와 기능이 뒤섞여 있는 점에 착안,기능별·부대별로 나누어 기존기지로 통합,이전할 것을 요구해 미측의 동의를 끌어내게 됐다는 후문이다. 이에따라 이전부지 매입비용을 제외하고 1천3백억원 정도로 비용을 절반으로 줄여 인천시의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