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일반 관광객이 함께 찾는 '평화의 길'로 조성
구간별로 쉼터·숙박시설 등 조성

경북 칠곡군은 천주교 순례길인 '한티가는 길'을 일반 관광객들이 함께 하는 '평화의 길'로 조성키로 했다.

26일 칠곡군에 따르면 김재욱 칠곡군수는 지난 23일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와 간담회를 열어 한티가는 길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한티가는 길은 칠곡군 왜관읍 가실성당에서 동명면 순교 성지까지 45.6㎞ 구간으로 조선말 박해를 피해 전국에서 모여든 천주교인이 오고 갔던 길을 순례길로 조성한 것이다.

칠곡군 동명면에 자리한 한티는 해발 600m를 넘는 산골마을로 조선시대 박해를 피해 나온 천주교 신자들이 교우촌을 이뤘던 곳이다.

한티가는 길은 '그대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돌아보는 길(1구간), 비우는 길(2구간), 뉘우치는 길(3구간), 용서의 길(4구간), 사랑의 길(5구간) 등 다섯 구간으로 이뤄졌다.

칠곡군과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순례길 정비는 물론 구간별 쉼터 마련, 지천면 창평리에 숙박 시설 조성 등에 나선다.

또 오는 10월 천주교인을 대상으로 2박 3일 일정으로 한티가는 길 전 구간 걷기 행사를 열고 일반인과 천주교인이 함께하는 걷기 체험과 토크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한티가는 길 내실화를 위해 두 손을 맞잡는다.

김재욱 군수는 "6·25 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로 인해 칠곡군은 '호국의 도시' 이미지가 형성됐다"며 "천주교인이 평화를 갈망하며 걸었던 한티가는 길을 통해 칠곡군이 미래지향적인 '평화의 도시'로도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전국의 천주교인이 한티 성지를 찾는다면 추후에 자연스럽게 일반 관광객의 방문도 이어질 것"이라며 "칠곡군에서 가톨릭 관련 문화행사와 축제는 물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전국 규모의 미사 개최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환길 대주교는 "한티가는 길은 한국 가톨릭 역사에서 큰 의미를 차지하는 성지"라며 "전국 성당에 한티 성지를 알리는 등 칠곡군과 함께 가톨릭을 대표하는 성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칠곡군-천주교, '한티가는 길' 활성화 나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