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文정부 탁현민 사례 들어 역공 시도…일각서 "거취 결단" 거론
윤재순 "불쾌감 느꼈다면 사과"…"더 열심히 하겠다" 사퇴론 일축

국회 운영위원회의 17일 대통령비서실 등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를 위한 전체회의에서는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 의혹이 제기된 윤재순 총무비서관 인선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비서관의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 의혹을 거론하며 부적절한 인선이라고 집중 공세를 폈다.

윤 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 운영지원과장을 맡았던 최측근 인사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 비서관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동시에 해명할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며 '방어막'을 쳤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 사례를 거론하며 역공도 시도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도 윤 비서관의 거취 결단을 압박하는 질문도 나왔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야당의 윤 비서관 관련 성 비위 의혹을 따져 묻는 질문 공세에 진땀을 뺐다.

운영위, '성비위' 총무비서관 인선 도마…野비판에 尹측 '진땀'(종합2보)
◇ 민주 "성비위자 임명해놓고 비호" vs 국힘 "文정부 탁현민 여성비하" 역공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윤 비서관이 2012년 7월 대검 사무관 재직 시절 2차 회식 자리에서 '러브샷을 하려면 옷을 벗고 오라'고 하고 여름철 스타킹을 신지 않은 여직원에게 '속옷은 입고 다니는 거냐?'라고 말해 '경고' 처분을 받았다"는 자료를 PPT로 띄운 뒤 김 실장을 향해 "경고 처분이 적당하다고 보나"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2021년에는 '음란하게 생겼다'는 발언을 남성 경찰관들이 한 명의 신입 여경에게 말해서 무더기 징계가 있었다.

경찰에서는 해임 2명, 강등 1명, 정직 2명 등 중징계가 내려졌다"며 "(윤 비서관) 발언은 경고 처분인데 이건 징계 종류에도 들어가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 실장은 "(윤 비서관의) 저 말 자체는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인정했다.

또 김 실장은 '윤 비서관 성 비위 사례와 경찰관 성 비위 사례 중 어떤 게 더 심각하냐'는 고 의원의 질문에 "'음란하게 생겼다'도 부적절한 표현 같고 '옷을 입고 다니는 거냐'도…. 아이고"라고 말을 잇지 못한 채 '진땀'을 뺐다.

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대통령 문고리 권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1급 총무비서관에 성 비위자 임명도 모자라 비호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 참담하다"며 "두 차례 징계를 받았고 공직자로서 매우 부적합한 인물인데, 버젓이 1급 비서관으로 발탁하고 사퇴는 없다고 항변하니, 대통령실이 단체로 도덕불감증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운영위, '성비위' 총무비서관 인선 도마…野비판에 尹측 '진땀'(종합2보)
반면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윤 비서관이 대검 운영지원과장을 했는데 대검 전체 공무원들의 인사와 재정을 담당하는 곳이다.

그 업무와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 업무가 일맥상통하고 전문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또 "윤 비서관이 (검찰 재직 시) 두 번 정도 경고를 받은 적이 있는데 대통령 대변인실에서 기사에 나온 내용과 경위가 일부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고 발표했다"며 윤 비서관을 발언대로 불러내 해명할 기회를 줬다.

이에 윤 비서관은 "국민들에게 상처가 되고 불쾌감을 느꼈다면 사과드리겠다"면서도 "제가 조사받은 적도 없고 사실관계가 앞뒤 선후가 바뀐 점이 없지 않아 있다"고 했다.

같은 당 양금희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 탁현민 비서관과 관련해 시민사회와 여성계, 민주당 의원들도 경질을 요구할 만큼 심각한 여성 비하 논란이 있었다"고 탁 전 비서관 얘기를 꺼내면서도 윤 비서관을 향해 "대통령비서실에서 중책을 수행하게 된 만큼 한 치의 숨김도 없이 솔직하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과거 일이라도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충분히 사과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윤 비서관은 "일일이 대꾸하면 진흙탕 싸움이 되기 때문에 잠자코 있었다"며 제기된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면서도 "다시 한번 송구하다"고 자세를 낮췄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 역시 탁 전 비서관의 '남자마음설명서' 저서에 여성 비하 내용이 다수 수록됐다고 상세한 내용을 읊으며 민주당에 역공을 가했다.

그러면서도 윤 비서관에게 "훌륭한 참모라면 성공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선 억울하더라도 본인이 희생할 수 있는 결단도 내려야 한다.

본인이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리는 게 어떻겠나"라고 물었다.

그러나 윤 비서관은 "더 열심히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뼈를 깎는 아픔으로 자숙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춰 더 열심히 하겠다"고 사퇴론을 일축했다.

운영위, '성비위' 총무비서관 인선 도마…野비판에 尹측 '진땀'(종합2보)
◇ 尹정부 호남 인사 배제·檢 출신 인사 집중 논란…장성민 '5·18' 발언도 도마
운영위에서는 새 정부 인사에서 '호남'이 배제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야당에서 나왔다.

민주당 김수흥 의원은 김 실장에게 "윤석열 정부 인사원칙이 능력과 전문성이라 했는데 왜 호남 인물들은 내각 인선에서 다 빠졌나.

호남 인물들은 능력도 없고 전문성도 없나"라고 되물었다.

같은 당 양경숙 의원은 "윤 정부는 정권 핵심에 검찰 출신을 배치해 검찰공화국으로 가자는 걸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 실장은 "저는 윤 대통령과 과거 일면식도 없었다.

그런 사람에게 '빅3'라 불리는 비서실장을 맡겼다.

그러니까 너무 인사가 편중됐다든지 검찰공화국이라고 우려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장성민 대통령실 정책조정기획관이 과거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군 광주 침투설' 주장을 한 데 대해서도 야당 공세가 쏟아졌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장 기획관이 TV조선에서 '북한의 특수게릴라들이 어디까지 광주민주화운동에 관련돼 있는지 실체적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한 후로 가짜뉴스가 공신력을 갖게 됐다.

가짜뉴스를 퍼뜨린 장본인이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신정훈 의원도 "장 기획관이 '5·18은 김일성에게 드리는 선물이었다'고 망언과 궤변을 늘어놨다"고 가세했다.

김 실장은 "장 기획관은 여기 와서 처음 뵈었고 (5·18 발언을) 처음 듣는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 '대통령실 30% 감축 공약' 공방…"국민에 한 약속도 모르나"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실 30% 인원 감축'을 공약을 놓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인원 기준을 전 정부 대비 30% 감축해서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했으니, 추경안에 담긴 인건비 442억원 중 적어도 10%인 43억원을 감액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질문하면서다.

이에 김 실장이 "언제 30% (축소)라는 걸 제가 목표라고 했나"라고 되물었고, 박홍근 위원장은 "대통령 공약인데 모르나.

대선 당시 30% 인원 감축을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실장은 거듭 "30%라는 말은 대통령께서 하신 적이 없고, 다만 인원을 축소해서 슬림화를 하겠다(고 했다.

) 실무자로부터 그건(30%) 안 썼다고 들었다.

공약에는 없다"고 했고, 박 위원장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한 약속도 모르고 어떻게 조직 운영을 책임지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공약집에는 수석비서관 폐지, 민정수석실 폐지, 제2부속실 폐지, 인원 30% 감축 등 조직을 슬림화해 전략조직으로 개편하겠다고 돼 있다.

결국 운영위는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인건비 12억원을 정부안보다 추가 감액해 의결한 뒤 예결특위로 넘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