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외환위기 때 선물·옵션으로 전재산 날린 경험…실물경제 이해에 도움"
“선물·옵션까지 손을 대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전세금만 빼고 전 재산을 날린 적도 있습니다. 주식 투자를 통해 금융과 실물경제에 대해 많이 알게 됐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정치권 내 주식 고수로 통한다. 내부정보나 이해상충 문제 등을 우려해 주식 투자를 꺼리는 여느 정치인과 다르다. 이 지사는 “수십 년간 전업에 가깝게 주식 투자를 한 게 행정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주식 투자 스타일은 우량주 위주의 장기투자다. 그는 “시장을 존중한다. 시장에 모든 정보가 녹아 있다”고도 했다. 관보에 따르면 2018년 3월 말 기준 이 지사의 보유 주식은 SK이노베이션 2200주, 두산중공업 4500주, KB금융 2300주, LG디스플레이 8000주, 성우하이텍 1만6000주 등 총 13억1000만원어치. LG디스플레이, 두산중공업, 성우하이텍은 성남시장에 당선되면서 재산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8년간 보유했다. 그런 이 지사도 ‘주린이(주식+어린이)’ 시절엔 작전주에 손을 댄 적이 있다. 단기간에 두 배가량 큰 수익을 내곤 소형 잡주에 단타를 일삼다 큰 손해를 봤다. 이 지사는 “외환위기 이후 우량주 위주로 장기 보유하면서 제법 수익을 냈다”고 귀띔했다. 경기지사에 당선된 뒤에는 광역단체장 주식 보유 금지 규정에 따라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이 지사는 암호화폐와 관련해선 시장을 제도화하고 수익엔 과세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투기성이 매우 강하면서 사기, 범죄, 자금 세탁 등에 악용될 수 있어 제도권 내로 포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시행되는 매매차익 과세에 대해선 “주식 양도차익에 과세하기 시작하는 2023년과 시기를 맞출 필요가 있다”며 “코인(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데 1년 때문에 젊은이에게 상실감이나 억울함을 줄 필요가 있나 싶다”고 했다.

좌동욱/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