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가 이번 사안 심각성 제대로 반영 안해"
"국론 분열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러워"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가 24일 법무부의 정직 2개월 징계 처분 효력을 멈추게 해달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행정부가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징계 결정한 엄중한 비위행위에 대해 이번에 내린 사법부의 판단은 그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판결은 행정부의 안정성을 훼손하고,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국론 분열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여권으로선 연이틀 법원 결정으로 동요를 감추지 못하게 됐다. 지난 2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법원이 징역 4년,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자 민주당 내에선 검찰개혁 다음 수순으로 '사법개혁'을 거론하는 분위기가 일부 감지됐다.

재판부는 이날 "대통령이 2020년 12월 16일 신청인에 대해 한 2개월의 정직 처분은 이 법원의 징계처분청구의 소 사건의 판결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본안 소송이 윤 총장 임기가 끝나는 내년 7월 안에 나오기 어려운 이상 이번 사건이 사실상 본안 재판과 다름이 없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재판부는 징계위 구성과 징계 사유 타당성까지 따져 이번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윤 총장은 즉각 업무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징계 취소 소송은 계속 이어가야 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판결을 환영한다"고 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제 검찰총장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간다"며 "올곧은 법원의 판단이 '검찰 개혁(改革)'의 탈을 쓴 '검찰 개악(改惡)' 도발을 막아냈다. 우리가 온전히 법질서 안에 있다는 안도를 주는 성탄절 선물 같다"고 했다.

이어 "본안 소송도 이 내용이 반영된다면, 윤 총장은 흔들림 없이 임기를 마칠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법 위에 군림하려는 홍위병 같은 도발은 이제 멈추라. 겸허히 받아들일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일동도 "대통령의 협박에도 사법부는 법과 원칙을 선택했다"고 반겼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김명수 대법원장 등 5부 요인들을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이 재가한 ‘검찰총장 정직 2개월 징계’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제기한 효력정지 신청에 대한 법원의 첫 신문이 있었던 날"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법부에 전방위적 협박을 시도했지만, 사법부는 법과 원칙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0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전날 밤, 대한민국은 법치(法治)가 죽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값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오늘 재판부가 윤 총장 측 손을 들어주면서 이번 징계를 추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를 재가한 문재인 대통령은 치명상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장관이 강행한 윤석열 총장 직무정지 및 징계는 이미 법무부 감찰위원회와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렸었다. 이번에 또 한 번 법원이 윤 총장 측 손을 들어주면서 애초부터 무리한 징계가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거세지게 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원 결정 직후 입장문을 통해 "사법부의 판단에 깊이 감사한다"면서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법원 결정으로 정직 2개월의 징계 효력이 중단됨에 따라 윤 총장은 성탄절 연휴가 끝나는 28일 대검찰청에 정상 출근할 예정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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