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윤석열 갈등 속 대권지지율 답보…'개혁입법' 성과 변수될듯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6일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취임 100일'을 보냈다.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갑작스레 숨진 이경호 당대표 부실장의 발인이 진행된 날이었다.

황망하게 측근을 떠나보낸 이 대표는 SNS에 "영정 아래서 나는 겨우 울음을 누르며 기도만 드린다"는 애도 글을 올려 비통함을 드러냈다.

이날 기자간담회 등 공개 메시지 없이 하루를 보낸 이 대표는 슬픔 속에서 자신의 정치 행로를 두고 여러 생각에 잠겼을 것으로 보인다.
겹악재 속 취임 100일…이낙연, 정국돌파구 뭘까?
이 대표는 지난 8·29 전당대회에서 60.7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권을 거머쥘 때만 해도 '어대후'(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낙연)라는 말까지 나오는 등 대세론을 구가했지만, 최근 들어 동시다발적으로 악재가 터지면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일단 당내에선 이 대표를 두고 지난 3개월간 산적한 과제를 무난하게 처리하며 남다른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리감찰단을 출범시켜 다주택 논란을 빚은 김홍걸 의원을 제명하고 자당 정정순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신속히 처리하는 등 비리 문제에 있어선 매우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정책 측면에서도 성과가 적지 않았다.

지난 9월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을 여야 합의로 최단기간 내 처리했고, 필수노동자를 위한 '이낙연표' 지원 대책도 내놔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대권주자 지지율은 하향 곡선을 그렸다.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0% 안팎으로 떨어졌고, 당내 유일한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박스권 경쟁 구도는 두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대표 취임 당시 대선으로 직행할 듯한 했던 기세가 꺾인 것은 예상치 못했던 외부 요인 탓도 컸다.

특히 부동산시장 파동과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정치권이 함몰된 것은 국민들에게 믿음직한 차기 주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그로서는 실로 답답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던 측근의 사망이란 악재가 터졌다.

숨진 이경호 부실장은 이 대표가 국회의원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최측근 인사로, 옵티머스 복합기 임대료 지원 관련 의혹에 더해 기업으로부터의 금품수수 의혹 보도까지 나오면서 이 대표의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여권 내에서는 민주당이 꼽은 15개 미래입법과제 가운데 권력기관 개혁 입법의 완수 여부가 '이낙연호'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지층의 관심이 높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국가정보원법, 경찰청법 개정안 등의 정기국회 내 처리 의지를 거듭 천명하며 결의를 내보이고 있다.

개혁입법 성과를 토대로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까지 성공적으로 치러낸다면 가벼운 발걸음으로 대권을 향해 가속 페달을 다시 밟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