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인터뷰서 소회…'秋아들 의혹' 불똥에 막판 곤욕
이임사에서 "전작권 전환 의미 있는 진전 이뤄내" 평가
43년 군생활 마감하는 정경두…"도덕적으로 한 점 부끄럼없다"
"평생 군인으로서, 공직자로서 부하 장병에게 도덕적으로 한 점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합니다.

"
18일 2년의 임기를 마치고 야인(野人)으로 돌아가는 정경두(60) 제46대 국방부 장관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1978년 공군사관학교 30기로 입교한 정 장관은 공군참모총장을 거쳐 합참의장에서 물러날 때까지 40년 8개월간 군에서 복무했다.

2018년 9월 시작된 장관 재임 기간까지 43년에 가까운 군 생활을 마감했다.

1천126일간에 달하는 합참의장, 장관 재임 기간 주말을 쉰 날이 손에 꼽힌다는 그는 "한반도 안보 환경에 최근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전방위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다"며 "국가와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앞만 보고 달려왔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최근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의혹 문제가 군 당국의 허술한 기록 및 행정조치로 불똥이 튀면서 곤욕을 치렀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인터뷰에서 "누구를 옹호한 것이 아니라 장관으로서 국민들께 있는 그대로 설명했던 것"이라면서 "늘 모든 것은 공정하고 올바르게 지휘 관리를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다"고 말했다.

후배들은 정 장관을 위계질서가 강한 군대 조직에서 소탈하면서도 권위 의식이 없는 선배이자 상사였다고 입을 모아왔다.

'불편한 관계'인 언론과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던 몇 안 되는 국무위원으로도 꼽힌다.

이런 성품을 반영하듯 그는 재임 기간 병사들의 복지와 병영문화 개선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왔다.

일각의 우려에도 일관되게 추진한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전면 시행이 대표적이다.

아직은 과도기지만, 병사들의 복무 적응과 자기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장관 이·취임식 이임사에서 "재직 기간 중 17회에 걸친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발사, 일본 초계기 근접 위협 비행, 러시아 군용기 독도 영공 침범 등 긴박했던 순간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군이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를 만들어나가는 여정을 강한 힘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사명을 갖고 9·19 군사합의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 과업도 철통같은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평가 검증을 하는 등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며 "코로나19 상황 때는 군의 가용한 모든 자원과 인력을 총동원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잇따른 '경계 실패'와 관련해 장병들에게 안타까운 마음도 표했다.

정 장관 재임 기간 북한 목선이 군과 해경의 경계·감시망을 뚫고 삼척항에 입항한 사건에 이어 충남 태안의 중국인 소형보트 밀입국 사건 등 '경계 실패'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정 장관은 "장병 한명 한명이 각자 위치에서 헌신적으로 잘해줬고, 정책적 차원의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계 작전 문제와 각종 사건·사고 등으로 한순간에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됐을 때 너무나도 미안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퇴임 후 한국국방연구원(KIDA) 자문위원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