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안에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시 주석과 이날 오후 9시부터 34분간 전화 통화를 하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한·중 정상 간 통화는 문 대통령 취임 후 다섯 번째다.

시 주석은 통화에서 “올해 중 방한에 대한 굳은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에서 시 주석의 방한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한·중은 앞서 시 주석의 상반기 방한을 추진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해 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자연스레 방한 일정이 연기됐다. 양국은 코로나19 종식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인 만큼 시 주석의 상반기 방한이 어렵다고 보고 연말께로 방한 시기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대응에 주력하는 상황에서도 양국이 시 주석의 방한 원칙을 고수하는 것은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 해제, 북한의 비핵화 등 양국의 시급한 현안 해결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에 방역 협력을 제안하는 등 독자적인 남북한 협력 사업에 시동을 걸려고 하는 상황에서 방한하는 시 주석에게 남북관계 개선의 가교 역할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피해가 막대한 만큼 이를 해결할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통화에서 양국 정상이 기업인 신속통로제가 협력의 모범사례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밖에 양국 정상은 한·중 간 방역 협력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지속해서 코로나19 대응에 연대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시 주석은 “좋은 이웃은 금으로도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