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 비난하며 '군사력 강화' 정당화할 듯…심리적 압박 가능성도
김정은, 美 '이란 수뇌부' 제거에 위축될까, 도발기회 노릴까

새해 미국과 대화 기대를 접고 강력한 군사력과 자력갱생에 기반한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북한이 미국의 이란 사령관 공습과 이어지는 양국간 군사적 긴장 고조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북한이 미국의 군사력 과시에 예민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행동에서는 미국·이란 갈등과 무관하게 한반도 상황 등 북한만의 스케줄에 따라 대미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미국이 지난 3일 새벽(현지시간) 이란의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으로 공습 살해한 것에 대해 4일까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북한이 중국,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우방이 미국과 갈등 국면일 때 외무성이나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을 비난해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공습에 대해서도 '테러행위'나 '침략행위'로 규정하며 비난 입장을 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2017년 4월 미국이 북한과 우호 관계인 시리아의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공습하자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강하게 비난한 적이 있다.

당시 미국 백악관은 공습에 대해 "이는 단순히 시리아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혀 북한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북한은 담화에서 "그에 놀랄 우리가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특히 북한과 이란은 대표적인 반미국가로 꼽힌다.

핵문제와 제재 등으로 미국과 대립한 공동의 처지와 이해관계로 국제무대에서 한목소리를 내며 협력을 강화해왔다.

북한은 미국이 이란과 핵 합의를 파기하고 고강도 제재를 복원한 것을 여러번 문제 삼았다.

리용호 외무상은 북미간 대화국면이던 2018년 8월 이란을 전격 방문해 대통령을 만났고,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새해 축전을 보내는 등 양국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공습이 사실상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해온 '참수작전'(수뇌부 제거 작전)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북한 체제 붕괴를 노린다는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는 만큼 이란 군부 실세에 대한 암살을 남의 일이 아니라고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미국의 '침략적 본성'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이번 공습을 전략무기 개발 등 군사력 강화를 정당화하는 소재로 이용하고 주민에게 '평화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4일 노동당 전원회의 관련 사실에서 "적과 평화에 대한 환상은 금물"이라며 "승냥이가 양으로 변할 수 없듯이 제국주의의 침략적 본성은 절대로 변할 수 없다.

오늘 미국의 행태가 바로 그러하다"고 주장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내부적으로는 심리적 압박을 받겠지만,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군사적 공격을 비난하면서 북한의 핵 억지력 강화가 정당하다고 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동 문제에 시선을 뺏긴 틈을 이용해 북한이 무력시위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이 이란과 군사적 대치를 이어가면서 한반도에 '제2전선'을 펼치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북한은 아마 미국이 두 지역에서 동시에 적대 정책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유리한 기회로 삼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 가능성을 우려했다.

반면 북한이 미국·이란 갈등 상황보다는 통상적으로 2월 말, 3월 초에 진행되는 한미연합훈련 실시 여부 등 한반도 상황에 따른 명분을 내세워 군사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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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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