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국회 '빈손투항' 후 '김정은 수석대변인' 연설로 스포트라이트
당 결속 주도…선거제 패스트트랙 저지·당 우경화 극복 등은 난제


보수정당 사상 처음으로 여성 정치인으로서 원내 지휘봉을 거머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오는 20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비박(비박근혜)계이면서도 범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로 지난해 12월 원내대표가 된 그는 취임 일성에서 "우리 당이 통합과 변화를 선택했다"며 "실력 있는 보수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당시 한국당이 처한 상황은 '삼중고'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로 정식 지도부가 아닌 '김병준 비대위 체제'가 가동 중이었고, 계파 간 갈등은 내연하고 있었으며, 제1야당으로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지지율은 바닥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취임 후 당내 특위를 대거 설치했다.

쟁점 현안을 고리로 대여투쟁 수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여기에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의 돌발변수는 나 원내대표의 대여투쟁력에 보탬이 됐다.

당장 그는 국회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 특별검사 카드 등을 전면에 꺼내 들었다.

이를 고리로 갈등과 분열을 반복해온 한국당의 결속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여당과의 협상에서는 이렇다 할 소득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대여투쟁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5시간 30분짜리 릴레이 단식 투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또한 청와대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임명을 계기로 '국회 보이콧'을 선언, 야성(野性)을 최대치로 올렸으나, 정작 3월 임시국회 가동에 합의해 당 일각에서 '빈손 투항'이라는 빈축도 샀다.
보수정당 첫 여성 원내대표 나경원의 100일…앞으로가 더 관심
원내 리더십 평가는 여전히 현재진행 중인 가운데 '정치인 나경원'은 과거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당 안팎에서는 '나경원이 달라졌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지난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라며 현 정부를 향해 거친 언사를 쏟아낸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와 사과 요구에 "연설을 마치기 전에는 단상에서 내려갈 수 없다"며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국가원수 모독' 등 막말 논란을 낳았지만, 한국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강단 있는 모습'이라는 격려가 나왔다.

서울대·판사 출신의 '이회창 키즈'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공주님 같다'는 비아냥을 받았지만, 적어도 이번에 대여투쟁의 선봉장을 자임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놓고 야권 일각에서는 '나다르크'(나경원과 잔다르크의 합성어)로 거듭났다는 말도 떠돈다.

비슷한 시기 한국당 지지율도 상승곡선을 그리며 민주당과 격차를 한 자릿수로 좁혀갔다.

'달라진 나경원'이 한국당 지지층 결집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당내 의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대여투쟁에 폭넓게 참여시키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강단 있고 뚝심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원내대표로서 개인적인 자신감을 얻은 듯하다"고 했다.
보수정당 첫 여성 원내대표 나경원의 100일…앞으로가 더 관심
1년 임기의 3분의 1을 지난 그 앞에는 숱한 난제가 놓여 있다.

우선 3월 국회에서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에 대처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당의 목표는 '총력 저지'다.

최저임금·탄력근로제 등 민생 현안을 국회에서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대국민 설득 작업과 함께 바른미래당 등 다른 야당과의 공조도 필요하다.

당내 일부 의원의 '5·18 모독' 논란에 당 지도부로서 모호하게 대처한 점과 '반민특위 발언' 등으로 한국당의 우경화·강경보수화에 일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풀어야 할 숙제다.

무엇보다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이끌고 정권교체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부·여당의 실기를 기다리며 반대와 비판만 하기보다는 제1야당만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