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는 오후 9시10분부터 평화의집 광장에서 진행된 환송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영상과 음악으로 표현한 영상쇼 ‘하나의 봄’을 관람했다. 작곡가 정재일 씨가 직접 그랜드피아노를 연주했고, 아쟁 등 국악기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아리랑’ ‘새야 새야 파랑새야’ ‘고향의 봄’ 등 익숙한 곡들이 웅장하게 울려퍼졌다.

오후 9시20분 공연이 끝난 후 ‘원 드림 원 코리아(one dream one Korea)’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평화의집 외벽을 하얀 도화지 삼아 이날 정상 회담의 주요 장면들이 비쳤다. 감회에 젖은 두 정상은 말 없이 영상을 지켜봤다. 손을 꼭 잡고서였다.

환송행사를 마친 후 이동하는 동안에는 이설주가 김정숙 여사에게 먼저 귓속말을 하는 등 한층 가까워진 모습을 보여줬다. 양측 정상 부부는 도열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저녁 만찬 손님으로 초대받은 조용필 씨도 이설주를 비롯한 북측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자유롭게 인사를 나눈 네 사람은 마주선 채로 손을 잡고 “또 뵙겠다”라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헤어지는 것이 아쉬운 듯 김 여사가 먼저 이설주를 껴안았다. 인사를 마친 김정은 부부는 타고 온 벤츠 S600에 탑승해 소떼 길을 지나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 김정은은 한동안 창문을 내린 채 손을 흔들었다. 문 대통령 부부와 참석자들은 김정은 부부가 탄 차량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며 배웅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