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비상시국위 겨냥 "당을 자꾸 깨뜨리려고 해"
"정치권에서 누가 최순실 알았나…구중궁궐에서 일어난 일"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20일 "친박(친박근혜) 했던 사람들을 '최순실의 남자'인 것처럼 매도하면서 자신들은 투사·영웅인 양 행동하는 사람들과 당에 공존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역 최다선이자 당내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로 구성됐던 비상시국위원회가 자신을 비롯한 친박 핵심 의원 8명을 '최순실의 남자'라고 지목한 것과 관련, "우리가 최순실 얼굴이라도 한번 본 적이 있느냐. 그런데도 그런 식으로 매도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서 의원은 특히 "누구라도 '최순실이 문제가 있는데 대처해야 한다'고 했는데도 이를 친박측이 막았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지 모르겠지만 정치권에서는 아무도 몰랐던 것 아니냐"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정보를 많이 갖고 있다는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몰랐다"고 강조했다.

또 "내가 맏형이나 돼서 꾹 참고 있었다"며 "최순실을 도와준 일도, 만난 적도 없는데, 조선시대로 얘기하면 구중궁궐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어떻게 알겠느냐"고 비박계를 거듭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순실의 남자라고 찍어서 5적(賊)이니 10적이니 하면서 누가 언론에 흘렸느냐, 자꾸 이 당을 깨뜨리려고 하는 게 누구냐"면서 "무슨 비상시국회의를 만들어 당을 두쪽 세쪽 만들고…"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서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채택됐던 '박근혜 대통령의 내년 4월 퇴진 및 6월 조기 대선' 추진을 비박계에서 파기했다고 비난한 뒤 "이는 역사의 과오로 남을 것"이라며 "이 당론을 뒤집으면서 새누리당이 이렇게까지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박계의 집단 탈당 및 분당 움직임에 대해 "이제 와서 탈당 수순을 밟으려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정치를 해선 안된다"며 "분당은 무슨 분당인가.

탈당해서 당을 만드는 것이다.

나갈 사람은 나가고 남을 사람은 남으면 된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밖에 비박계에서 주장하는 친박 중진의 '2선 후퇴'에 대해 "우리는 아무것도 맡지 않는다.

중도적인 사람들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외부에서도 영입해야 한다"며 "내가 당 대표를 두번씩이나 했는데 그런데 끼어서 뭘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류미나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