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전대서 '안보ㆍ발전' 보수가치 강조…"단합과 혁신으로 가야"
"노동ㆍ경제법 국회에 막혀" 총선 후 첫 언급…"국민은 포퓰리즘 바라지 않아"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여권의 단합을 당부하면서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야당을 정면 비판했다.

지난 2014년 7월 전당대회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새누리당 전대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당을 상징하는 붉은 색 재킷을 입고 단상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오늘 선출된 새 지도부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투철한 국가관을 가지고 나라가 흔들리거나 분열되지 않도록 바로 잡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야당을 겨냥한 비판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우선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과 경제혁신을 위한 법안들이 국회에 막혀있고 규제를 혁파해서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규제프리존특별법은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국회가 법안을 막고 있다'는 식의 직접 비판을 가한 것은 지난 4·13 총선 이후 처음이다.

19대 국회 임기 말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박 대통령은 여러 차례 공개 석상에서 "국회가 다 막아놨다", "이것은 직무유기", "법안이 국회에 번번이 가로막히는 현실을 보면서 국민과 기업들은 가슴이 미어질 것" 등의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총선 참패 후 여소야대 정국을 의식해 협치를 강조하면서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국회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정도로 톤을 낮춰왔지만, 다시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사드를 반대하는 야권을 겨냥해 "안보 문제도 찬반 논리에 갇혀 있고, 각기 다른 이념과 정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안없이 비판과 갈등으로 국민을 반목시키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기로 내모는 것과 같다", "국민생명과 삶의 터전을 위험에 빠트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이 이처럼 전대 축사에 야당 비판의 메시지를 담은 것은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의 대통령 사과 요구, 문재인 전 대표의 "참 한심한 정부" 비판 등 야권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대치 전선이 뚜렷해진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은 사드 논란을 계기로 안보와 경제성장이라는 보수적 가치를 더욱 뚜렷히 하는 한편, 지지층과 국민을 설득해 역점 법안의 국회 처리 압박도 높여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반영하듯 박 대통령은 "이제 우리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지금 국민이 바라는 것은 표를 얻기 위해 이리저리 변하고 포퓰리즘에 편승하지 않는 올바른 가치관과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정치"라며 "분열과 갈등을 야기하는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새누리당은 발전과 안보라는 가치를 지켜온 수권정당"이라며 "그 가치를 다시 살리고 되찾아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며 반목하지 말고 하나가 돼야 한다.

단합과 혁신의 길로 갈 수 있도록 당원동지가 하나가 되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